'오타니·수아레즈만 있는 거 아니야' 슈와버 시즌 33호포, NL 홈런왕 경쟁 3파전 양상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주도하는 내셔널리그(NL) 홈런왕 레이스에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도 동참했다.
슈와버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말 슈와버는 상대 선발 리차드 피츠의 슬라이더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대결에선 달랐다.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피츠의 시속 86.6마일(약 139.4km)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후 4, 7회에는 땅볼로 물러난 슈와버는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시즌 초반 NL 홈런왕 경쟁은 오타니의 독주 체제였다. 2년 연속 NL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하는 그는 지난 5월에만 15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54개의 대포를 날렸던 지난해보다 빠른 페이스였다. 바로 뒤를 쫓았던 선수는 수아레스와 슈와버였다. 둘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사실상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최근 수아레스의 기세가 바짝 오르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그는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8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등 엄청난 파워를 과시하며 단숨에 오타니를 앞질렀다. 35호 홈런 고지를 NL에서 가장 먼저 밟았다.

3인자로 밀려난 슈와버는 이들에 비해선 조용했다. 지난 16일 열린 올스타전 홈런 타이브레이커에서 3개의 공을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며 MVP를 차지하는 등 기세를 끌어올렸으나 이들을 넘기엔 쉽지 않았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2개의 홈런을 추가했지만, 수아레스와 오타니도 동시에 터지면서 격차가 단숨에 좁혀지진 않았다.
그러나 슈와버는 조용히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33호 홈런을 터트리며 선두권과의 간격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슈와버가 대역전극을 기대하는 이유는 해마다 9월에 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은 이후 그는 9월에만 3년 연속 10개의 홈런을 만들었다.
게다가 오타니와 수아레스는 각각 변수를 갖고 있다. 오타니는 오는 8월부터는 오프너가 아닌 선발 투수로 5~6일에 한 번씩 긴 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아무리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여도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할 수 있다.
수아레스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시즌 중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 아메리칸리그(AL)로 떠날 경우 그는 홈런왕 경쟁에서 이탈하며, 내셔널리그에서 뛰더라도 팀 적응 문제로 시간을 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