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터져버린 정해영의 시한폭탄…‘6득점 대역전→5실점 대역전패’ KIA의 뒷문 불안, ‘대반격’ 위해서는 대책 필요

[SPORTALKOREA] 한휘 기자= 끝내 ‘시한폭탄’이 터져버리고야 말았다.
KIA 타이거즈 정해영은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으나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하며 블론 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했다.
정해영은 7-4으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직전 이닝 KIA가 무려 6점이나 몰아쳐 3점 차로 끌려가던 경기를 단숨에 뒤집으며 홈구장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기세를 몰아 선두 타자 천성호를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런데 오지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더니 대타 박관우마저 좌전 안타로 내보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박해민에게 초구 한복판으로 시속 147km/h의 실투성 패스트볼을 던지고 말았다. 박해민은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돌렸다. 쭉 뻗은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 동점을 만들었다. 시즌 2호 스리런 홈런.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정해영은 구본혁까지 안타로 내보낸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런데 뒤이어 등판한 조상우마저 문성주와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구본혁이 득점하며 정해영의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
결국 KIA는 9회에만 5점을 헌납하며 다시 역전당했다. 9회 말 이지강을 상대로 득점하지 못하며 7-9로 졌다. 이날 3위 롯데 자이언츠(48승 3무 42패)가 키움 히어로즈에 지면서 KIA가 이기면 롯데를 제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고 말았다.

2021시즌부터 만 20세의 어린 나이로 KIA의 마무리 투수로 정착한 정해영은 지난해까지 리그 최고 수준의 ‘클로저’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시즌 53경기 50⅔이닝 2승 3패 31세이브(3블론) 1홀드 평균자책점 2.49로 구원왕에 올랐다. 리그 우승팀이 구원왕을 배출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깨버렸다.
그런데 올 시즌 경기력이 다소 불안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2경기에서 2승 4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나쁜 기록은 아니나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이 눈에 띄게 올랐다. 거기에 이번 경기에서 크게 무너지면서 평균자책점이 3.94까지 폭등했다.

사실 삼진과 볼넷의 비중은 괜찮았다. 지난해 50탈삼진/16볼넷이었으나 올해 51탈삼진/13볼넷으로 오히려 좋아졌다. 지난해 1.42개였던 9이닝당 피홈런도 올해 0.79개까지 줄였다.
문제는 피안타다. 피안타율이 전년도 0.244에서 올해 0.309로 6푼이나 올랐다. 자연스레 출루 증가로 이어졌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지난해 1.24에서 올해 1.55로 급등했다. 올해 KBO리그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피안타율과 WHIP가 가장 높다.

이렇게 불안한 투구 내용은 지난해보다 낮은 세이브 성공률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 결과 정해영은 24개의 세이브와 5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해 세이브 성공률 82.8%을 기록 중이다. 마무리 투수 정착 후 가장 낮다. 사실상 이번의 대량 실점은 그간의 불안한 투구라는 ‘시한폭탄’이 끝내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KIA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4.95에 달해 리그에서 2번째로 높다. 정해영은 물론이고 큰맘 먹고 데려온 조상우도 투구 내용이 좋지 않다. 팀 블론 세이브는 14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부상자들이 돌아오며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하는 KIA지만,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계도 명확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