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타자라도 가겠다” 오타니의 품격 있는 ‘팀 퍼스트’…“모두가 맘 편히 치는 것이 최우선, 타순 신경 안 써”

[SPORTALKOREA] 한휘 기자= 2경기 연속으로 홈런을 때려내고 마운드에서도 선전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품격을 더 높이는 것은 역시 ‘팀 퍼스트 정신’이었다.
오타니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2번 타자-투수로 출격했다.
투·타 모두 성과가 나왔다. 마운드에서는 지난 경기에 이어 3이닝을 소화했고, 투수 복귀 후 최대인 46개의 공을 던졌다.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하고 더스틴 메이에게 배턴을 넘겼다.
경기 초반에는 불안감도 있었다. 공이 가운데로 자주 몰렸다. 1회부터 선두 타자 바이런 벅스턴에게 리드오프 홈런(23호)을 맞는 등 3개의 피안타를 내줬고, 2회에도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3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정리하며 큰 부족함 없이 등판을 마쳤다.


투구에서 남은 약간의 아쉬움을 방망이로 바로 만회했다. 1회 말 무사 1루 기회에서 미네소타 선발 투수 데이비드 페스타의 4구 높은 체인지업을 통타했다. 엄청난 타격음과 함께 날아간 공은 총알같은 속도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는 투런포가 됐다. 시즌 35호.
무려 시속 113.4마일(약 182.5km)의 타구 속도와 441피트(약 134m)의 비거리가 기록됐다. 선취점을 곧바로 되갚은 오타니의 홈런으로 다저스는 리드를 잡았고, 그대로 5-2로 이겼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3연전 ‘스윕패’의 충격을 씻는 승리였다.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다저스가 치른 첫 101경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로 올라섰다. 1955년 듀크 스나이더가 기록한 35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 시즌 내내 1번 타자로 출전했던 오타니는 이달 첫 14경기에서 타율 0.192(52타수 10안타) 4홈런 9타점 OPS 0.746으로 다소 하락세를 겪은 후 무키 베츠와 타순을 맞바꿨다. 21일 밀워키전부터 2번 타자로 이동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직후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자연스레 타순 변경에 관해 오타니를 향한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타니는 팀을 위해서 어떤 타순이든 상관 없다며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일본 스포츠매체 ‘산스포’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베츠와 타순이 바뀐 점에 불만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불만은 전혀 없다. 모두 맘 편하게 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밤에 (타순 변경에 관해) 연락을 받았을 때 ‘9번이라도 좋다’라고 답장했다. 그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타순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며 “요 며칠 (타석에서 공을) 보는 방법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좋은 점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타순에 딱히 개의치 않음을 드러냈다. 2번 타자 자리가 타석을 준비하기 편한 점이 있냐는 질문에도 “어차피 첫 회 이후로는 1번이나 2번이나 그렇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3경기 연속 홈런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역시 공을 보는 방법이 좋은 것이 긍정적이고, 컨디션이 돌아오는 것 아닐까 싶다”라며 “마지막의 득점권(7회 2사 2루)은 추가점을 내고 싶었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또 내일 이후 다시금 힘내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