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먹튀 신세’ 롯데 유격수 돌아올까? 3달 공백 깬 노진혁, 3타점 2루타 폭발…‘불안불안’ 내야진에 ‘조커’ 카드 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오랜 공백기를 가진 ‘50억 유격수’가 오랜만의 실전에서 결정적인 장타를 터뜨렸다.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은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교체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노진혁은 3회 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지명타자 이태경 대신 1루 대주자로 출전했다. 이태경이 손 쪽에 공을 맞아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고, 그 자리에 노진혁이 들어갔다.

5회 말 돌아온 첫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7-6으로 1점 차 불안한 리드를 점하던 6회 말 1사 만루 기회에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2-2 카운트에서 김기훈의 5구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대형 3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노진혁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자동 고의4구를 얻어냈다. 롯데는 10-8로 이겼다. 노진혁의 2루타가 아니었다면 KIA에 역전을 허용할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201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노진혁은 2010년대 후반부터 타격 잠재력을 터뜨렸다. 한 시즌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유격수로 몸값을 올리고 2022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다.
내야 보강이 급하던 롯데가 노진혁에게 4년 총액 50억 원의 거액을 안겼다. 곧바로 주전 유격수로 낙점됐으나 첫 시즌은 아쉬웠다. 113경기에서 타율 0.257 4홈런 51타점 OPS 0.724로 기대에 못 미쳤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 탓에 73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타율 0.219 2홈런 13타점 OPS 0.604로 초라했다. 같은 시기 FA로 이적한 유강남, 한현희와 함께 ‘유돈노’로 묶이며 ‘FA 먹튀’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올 시즌은 허리 통증을 이유로 시범경기부터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월에만 딱 1경기 뛰고 손목 부상으로 잔류군으로 이동했다. 3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출전 없이 허비했다.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워크 에식’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마저 돌았다. 친정팀 NC와의 퓨처스리그 경기가 있을 때만 경기장에 얼굴을 비춘다는 이야기가 SNS 등지에 나돌며 팬들의 깊은 한숨을 유발했다.
그러다 지난 18일 2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번 경기에 교체 출전해 바로 장타를 때려내며 아직 실력이 완전히 죽지는 않은 모습을 드러냈다. 1군 경험이 적지 않은 김기훈의 공을 공략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아직 1군에서 경기를 뛸 컨디션은 아니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이제야 2군 출전을 재개했을뿐더러 아직 수비를 소화하지 않았다. 몇 경기 더 나서고 나야 제대로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그간 들려온 ‘워크 에식’ 관련한 안 좋은 소문이나 오랜 1군 공백을 고려하면 본 모습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팀에 필요한 베테랑 야수 역할도 노진혁보다는 김민성이나 박승욱에게 우선 순위가 있다.
하지만 노진혁이 만에 하나 살아나기만 하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주전 유격수 전민재가 월간 타율 0.111(36타수 4안타)로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다른 젊은 내야진도 기량이 안정되지 않았다. 노진혁의 가치가 완전히 ‘무’는 아니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먹튀’ 오명을 씻을 기회가 아직 없는 것은 아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