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미쳤다!’ 652일 만에 돌아온 에이스가 팀 11연승 ‘영웅’ 등극…‘다저스 천적’ 아니고요, ‘MLB 최강팀’ 맞습니…

[SPORTALKOREA] 한휘 기자= 밀워키 브루어스는 더 이상 ‘LA 다저스 천적’이 아니다. 그냥 ‘메이저리그(MLB) 최강팀’일 뿐이다.
밀워키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이겼다. 올 시즌 100번째 경기에서 거둔 60번째 승리였다.
이 승리로 밀워키는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먼저 60승 고지를 밟았다. 같은 날 MLB와 아메리칸리그(AL)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지면서 밀워키는 현재 MLB에서 가장 승률이 높은 팀이 됐다.
경기는 5회까지 0-0의 치열한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6회에 단숨에 균형이 깨졌다. 윌리엄 콘트레라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낸 뒤 크리스찬 옐리치-잭슨 추리오-아이작 콜린스의 3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4-0으로 달아났다.

이어 8회 초 옐리치와 추리오가 적시타를 더하며 6점 차까지 달아났다. 그 사이 마운드는 선발 투수 브랜든 우드러프의 6이닝 2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시작으로 시애틀 타선을 꽁꽁 묶으며 6-0 완승을 견인했다.
이 승리로 밀워키는 지난 7일 시작된 연승 행진을 무려 11경기로 늘렸다. 11연승은 1987년 기록한 13연승에 이어 밀워키 역사상 2번째로 긴 기록이다. 2승만 더 하면 최다 타이, 3승을 더 따내면 신기록을 쓸 수 있다.

연승 기간 밀워키는 마운드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2.25로 동 기간 MLB에서 가장 평균자책점이 낮다. 9이닝당 탈삼진 1위(10.92개)의 선발진, 5세이브 15홀드의 불펜진 모두 제 몫을 한다.
그런데 타선도 훌륭하다. 동 기간 내셔널리그(NL)에서 팀 타율 1위(0.280), OPS 3위(0.763), 득점 1위(62득점), 타점 2위(57타점)로 투수들을 넉넉히 지원하고 있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하니 성적이 좋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11연승의 스타트를 끊은 선수가 우드러프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드러프는 2017년 데뷔해 7시즌 간 통산 130경기(115이닝) 680⅓이닝을 던지며 46승 26패 평균자책점 3.10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부상이 잦은 점이 아쉬웠으나 다치지만 않으면 에이스라고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나 2023시즌 막바지에 어깨를 다쳐 시즌 종료 후 밀워키로부터 논텐더 방출 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다행히 2024시즌 개막 직전에 2년 총액 1,750만 달러(약 239억 원)에 재계약했으나 부상 때문에 어차피 지난해에는 등판할 수 없었다.
우드러프는 지난 4월 13일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등판에 나섰다. 총 10경기에 등판한 뒤 7일 마이애미전에서 652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으로 호투해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우드러프의 복귀승을 시작으로 밀워키의 연승 행진이 시작됐다. 우드러프는 이날 경기에서도 무실점 호투로 11연승의 선봉에 섰다. 1년 9개월의 공백을 깬 ‘전직 에이스’가 돌아오자마자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중이다. 낭만도 이런 낭만이 없다.
밀워키는 한국 내 인지도가 높은 다저스를 상대로 올 시즌 6전 6승을 기록하며 이른바 ‘다저스 천적’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경기력을 보면 그냥 ‘천적’으로 부르긴 아깝다. 밀워키는 그냥 현시점 MLB ‘최강팀’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