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제로퀵→33년 만의 참사’ 샌프란시스코 ‘기대주’가 어쩌다…“제구 불안 있었는데, 점점 나빠진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기대주’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잊고 싶은 하루였다.
샌프란시스코 헤이든 버드송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내려갔다.
1회 초 맷 채프먼의 적시타로 한 점의 지원을 받고도 버드송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선두 타자 주릭슨 프로파를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폭투로 2루까지 진루시켰다. 이어 맷 올슨과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연달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했다.

버드송은 드레이크 볼드윈을 상대로도 2-1 카운트로 끌려가다가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아지 알비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션 머피에게 몸에 맞는 공까지 내줬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버드송을 강판하고 맷 게이지를 부랴부랴 투입했다.
게이지가 닉 앨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버드송의 이날 기록은 0이닝 1피안타 5사사구 5실점이 됐다.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샌프란시스코는 5-9로 졌다. 버드송에게도 시즌 4패(4승)째가 기록됐다.

버드송은 193cm-97kg의 체구에서 나오는 평균 시속 95.5마일(약 153.7km)의 패스트볼과 88.9마일(약 143.1km)의 고속 슬라이더가 위력적인 우완 투수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호투를 펼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빅리그 데뷔에도 성공한 버드송은 지난해 준수한 성과를 남겼다. 올 시즌은 불펜에서 시작했으나 11경기 23⅓이닝 평균자책점 2.31로 호투하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런데 선발 전환 후 10경기 42⅓이닝 3승 4패 평균자책점 6.17로 부진하다.

제구가 문제다. 버드송은 지난해에도 72이닝 동안 삼진은 88개나 솎아냈으나 볼넷도 43개를 내주며 불안감을 남겼다. 올 시즌도 벌써 37개의 볼넷을 헌납했는데, 9이닝당 볼넷(BB/9)으로 환산하면 5.1개에 달한다.
특히 선발 전환 후에만 무려 27개의 볼넷을 내줄 정도로 불안한 모습이다. 이번 애틀랜타전 전까지 최근 4경기로 범위를 좁혀도 17⅓이닝 동안 무려 14개의 볼넷이 기록됐는데, 그 문제가 이번 경기에서 ‘제로퀵’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터진 것이다.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전담 기자 셰이나 러빈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가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6타자를 상대한 것은 2021년 잭 라텔(현 탬파베이 레이스) 이후 처음이다. 그런데 당시 라텔은 ‘오프너’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인 선발 투수 역할만 따지면 1992년 6월 5일 힐 에레디아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0이닝 7실점을 기록했던 것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버드송의 이번 투구는 무려 33년 만의 ‘참사’였던 셈이다.
러빈은 “버드송은 25개의 공을 던지며 6개의 스트라이크, 4개의 볼넷을 기록한 뒤 아웃을 잡지 못하고 강판당했다”라며 “최근 4번의 등판에서 제구가 문제가 됐었는데, 점전 나빠진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라파엘 데버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특급 유망주’ 카일 해리슨을 내보내 선발 자원이 줄어든 상태다. 그런 가운데 버드송마저 무너지면 타격이 크다. 최근 6연패로 팀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희망도 줄어만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