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이마나가·오타니는 다 잘하는데...日 최고 투수 출신 맞아? 스가노 CLE전 와르르→트레이드는 물론 ML 잔류도 불투…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MLB)는 일본 투수들의 전성시대다.
3억 2,500만 달러(약 4,507억 원). MLB 투수 역대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는 19경기에서 8승 7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NL 사이영 투표 5위였던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으나 7승 3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컵스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령 포크볼'로 유명한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와 투수로 복귀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도 부상에서 벗어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 선수만큼은 일본 투수 전성시대에 동참하지 못했다. 주인공은 스가노 도모유키(볼티모어 오리올스)다.

스가노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회 초 3점의 득점 지원을 얻은 스가노는 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스티븐 콴에게 볼넷을 내준 그는 앙헬 마르티네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호세 라미레즈에게 시속 93.8마일(약 151km) 패스트볼을 한복판에 던졌으나 타자가 완벽하게 당겨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맞았다.
이후 카일 만자르도에게 2루타를 내준 스가노는 나머지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막고 위기를 넘겼다.

2회에도 스가노는 브라이언 로키오, 보 네일러, 콴에게 안타, 안타,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에 놓였다. 그러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스가노는 4회 2아웃까지 잡으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호세 라미레즈의 평범한 1루 땅볼을 라이언 오헌이 실책을 범하면서 흔들렸다. 만자라도에게 볼넷을 내준 스가노는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후 볼티모어는 코빈 마틴을 투입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스가노는 이날 3⅔이닝 6피안타 4볼넷 4실점 3자책으로 부진했다. 경기 내용만 보면 3자책만 기록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1989년생으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2차례 사와무라 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했던 스가노는 지난해 겨울 35세의 나이에 뒤늦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경력은 화려했으나 나이 탓에 장기 계약을 맺기 힘들었던 그는 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약 180억 원) 계약을 맺었다.
스가노는 지난 5월까지는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11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당시 피홈런이 많고 이닝 대비 삼진 수(9이닝당 4.92개)가 적어 우려를 빚었으나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우려는 현실로 변했다. 6월 평균자책점 6.20을 기록하더니 7월에는 3경기 평균자책점이 7.53에 이른다.

스가노의 소속팀 볼티모어는 이번 시즌 예상치 못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44승 55패 승률 0.444)로 처졌다. 포스트시즌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
따라서 볼티모어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맞춰 계약 기간이 반년 남은 오헌과 스가노를 판매하려 했다. 다만, 스가노의 최근 성적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판매 가치가 뚝 떨어졌다. 어떠한 팀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스가노는 트레이드를 통해 타 팀으로 이적해 포스트시즌 경쟁력을 보이기는커녕, 메이저리그 잔류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대로라면 1년 만에 요미우리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그려야 할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