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실망스럽다” 한국에서는 ‘금강불괴’ 김하성, 갑자기 ‘유리몸’ 되다니…복귀 후 벌써 3번째 부상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 정도로 자주 다친 적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의 커리어 사상 처음이다.
김하성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는 2회 말에 발생했다. 선두 타자로 나서서 볼넷을 고른 김하성은 이어진 크리스토퍼 모렐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허리 근육에 매우 강한 경련이 일어났다.
김하성은 이후 스트레칭을 하는 등 무언가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꼈다. 3회 초 수비에 나서며 플레이를 속개했으나 결국 4회 초 호세 카바예로와 교체되며 경기를 일찌감치 마쳤다. 김하성이 빠진 탬파베이는 3-8로 지며 2연패에 빠졌다.


계속해서 ‘부상 악령’에 시달리는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이던 지난해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상대가 생각보다 심각해 그대로 시즌을 접고 수술까지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03억 원)에 계약한 김하성은 회복에 매진해 5월 말부터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에 나섰다. 도중에 햄스트링 통증으로 잠시 결장하기도 했으나 큰 문제 없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다 지난 4일 드디어 MLB 로스터에 복귀했다.
김하성은 올해 1,300만 달러(약 180억 원)의 연봉을 받아 팀 ‘최고 연봉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 선수의 귀환에 현지에서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리라 여겨졌다.

그런데 22일까지 10경기에서 타율 0.226(31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OPS 0.669를 기록하는 데 그친다. 수비는 ‘명불허전’이나 타격은 기대 대비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원인 중 하나로 잦은 잔부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하성은 복귀전인 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도 도루를 시도하다가 종아리 경련 증세로 교체돼 며칠 결장한 바 있다.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파울 타구에 왼발을 강하게 맞아 경기 도중 교체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 정상적으로 후반기 시작부터 출전했지만, 4경기 만에 또 부상으로 이탈했다. 어깨를 시작으로 햄스트링, 종아리, 발에 이어 허리까지 부상 부위가 전부 다르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선수가 부상에 시달리니 현지 여론도 썩 긍정적이지 못하다. SNS의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현재까지는 실망스러운 영입이다”, “(유격수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를 일찍 콜업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하성 본인도 답답함을 드러냈다. 현지 방송사 ‘팬듀얼스포츠’의 탬파베이 전담 리포터 라이언 배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인터뷰에서 “커리어 내내 이렇게 자주 다쳐본 적이 없어서 정말 실망스럽다”라며 “이것이 고비를 넘기는 마지막 단계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 2015년 주전으로 도약한 이래 6시즌 간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831경기에 출전했다. 수비 이닝은 7,051⅓이닝으로 리그 최다였는데, 부담이 큰 유격수로 뛰었음에도 ‘금강불괴’의 모습을 보였다.
MLB 진출 후로도 한동안 부상에 크게 시달리지 않았는데, 지난해 어깨 부상을 기점으로 잔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김하성 본인의 말대로 이것이 마지막 고비라면 다행이지만, 이를 쉽사리 넘지 못하면 커리어에 악영향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하이라이트 캡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