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8억' 중견수인데 공격과 수비가 안되다니...MLB.com "이정후 판단 아쉬워" 지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공격과 수비 모두 아쉬웠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실책성 수비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이정후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타석 연속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4번째 타석에서 유일한 안타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가 3-8로 크게 뒤진 6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이정후는 좌완 애틀랜타 좌완 불펜 애런 범머의 3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스위퍼에 중심이 무너지며 방망이를 갖다 댔다.
빗맞은 타구는 포수와 투수 사이의 절묘한 곳으로 흘렀고, 전력 질주한 이정후가 송구보다 빠르게 1루에 도착해 내야안타가 됐다.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타구는 아니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이정후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나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수비는 공격보다 더 아쉬웠다. 실수를 두 차례나 저질렀다. 4회 2사 1, 2루에서 드레이크 볼드윈의 중전안타 때 이정후는 2루 베이스 쪽으로 원바운드 송구를 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1루 주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단숨에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는 아쿠냐 주니어가 1루에서 (홈까지 달려) 득점을 시도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실수 장면을 언급했다.
매체는 "이정후는 마운드 근처에서 중계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던 1루수 윌머 플로레스에게 공을 던져야 했다. 하지만 아쿠냐가 (홈으로) 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타자 주자) 볼드윈이 득점권으로 진루하는 것을 막기 위해 2루로 던졌다"고 이정후의 아쉬운 판단을 지적했다.

두 번째 실수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이번에도 볼드윈의 타구가 이정후의 판단력을 흔들었다.
6회 말 2사 2루에서 볼드윈이 때린 공이 중견수 방면으로 높게 솟았다. 그대로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에서 이정후는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를 한 차례 바라본 뒤 하늘만 바라봤다.
콜플레이 미스였을까. 이정후와 라모스 중 아무도 공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뒤늦게 이정후가 몸을 날렸으나 글러브가 닿지 않는 곳에 타구가 떨어졌다. 기록상으로는 볼드윈의 1타점 2루타가 됐지만, 이정후의 명백한 실수였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아시아 출신 야수 역대 최고 규모인 1억 1,300만 달러(약 1,568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아직까지 몸값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37경기 만에 시즌을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인 올해 이정후는 4월까지 3할대 타율과 0.9 이상의 OPS를 기록하며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5월부터 거짓말처럼 내리막이 시작됐다. 6월에는 월간 타율이 1할대(0.143)에 그칠 정도로 싶은 수렁에 빠졌다.

7월 들어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정후는 시즌 성적이 타율 0.249 6홈런 41타점 6도루 OPS 0.711로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수비도 평균 이하다. '베이스볼 서번트(Baseball Savant)' 기준 OAA(Outs Above Average,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는 0으로 MLB 중견수 35명 중 29위다. 지금 이정후는 공격과 수비가 안 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중계 하이라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