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참 힘들다’ 1실점 하고도 지던 ‘ERA 1.91’ 에이스, 결국 무실점으로 54일 만에 이겼다…사이 영 상 경쟁 여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메이저리그(MLB) 최악의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54일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스킨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MLB에서 가장 먼저 60승 고지를 밟은 디트로이트를 만났지만, 스킨스는 역시나 스킨스였다. 2회까지 6명의 타자를 전부 범타로 처리하며 빠르게 기선을 제압했다.

3회가 고비였다. 파커 메도우스의 2루타와 맷 비얼링의 내야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범타 2개와 삼진으로 정리하며 실점 없이 넘겼다. 4회 2사 1, 2루 위기에서도 메도우스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5회 말에 볼넷만 하나를 내준 스킨스는 이어 6회를 삼자범퇴 처리하고 등판을 마쳤다. 피츠버그 타선이 2회 3점을 뽑은 덕에 승리 투수 요건도 갖췄다. 이후 7~9회를 3명의 불펜 투수가 실점 없이 나눠 막으며 피츠버그가 3-0으로 이겼다.
스킨스는 이 승리로 시즌 5승(8패)째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호투를 펼치고도 유독 승운이 없던 스킨스였는데, 54일 만에 드디어 승수를 추가할 수 있었다.

스킨스는 2023 MLB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돼 입단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빅리그의 부름을 받으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23경기 133이닝 11승 3패 평균자책점 1.96 170탈삼진이라는 충격적인 투구로 내셔널리그(NL) 신인왕에 선정됐다.
올 시즌도 스킨스의 위력은 여전하다. 21경기 127이닝 평균자책점 1.91 13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삼진은 조금 줄었으나 피안타와 피홈런을 더 줄이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MLB 전체에서 가장 낮다.
그런데 승운이 지독히도 없다. 이 성적으로 고작 5승 8패다. 타선이 스킨스를 도와주지 못한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고작 2.83점에 불과해 NL에서 2번째로 적다.
특히 5월 29일 애리조나전에서 시즌 4승을 따낸 후 무려 8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리며 고생했다. 스킨스의 투구 내용은 45⅔이닝 평균자책점 1.77에 삼진도 54개나 솎아낼 정도로 훌륭했음에도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다.

이러다 보니 6월까지 나오던 NL 사이 영 상 ‘0순위’라는 평가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세이버메트릭스의 발전으로 다승의 가치가 많이 퇴색되긴 했어도 영향력이 아예 없진 않다. 2달 가까이 승리가 없으니 스킨스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여론이 줄기 시작했다.
그 사이 잭 윌러(필라델피아 필리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치고 나와 스킨스를 위협했다. 결국 6월 사이 영 상 모의 투표에서 ‘몰표’에 가까운 32표를 받아 선두에 섰던 스킨스는 이번 달에는 윌러에게 밀려 2위로 처졌다.
그나마 이번에 오랜 불운을 깨고 승리를 추가하면서 사이 영 상 경쟁은 계속해서 불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킨스는 지난해 사이 영 상 투표에서 3위까지 진출한 바 있는데, 올해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