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오타니’ 홈런 치니 ‘천유 후계자’ 뒤따랐다! 연승 이끈 두산의 ‘화수분’, 선두 한화 상대로도 빛 발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9위로 처진 두산 베어스가 ‘난적’을 상대로 연승을 내달린 비결은 돌아온 ‘화수분 야구’였다.
두산은 지난 19~2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시리즈를 2전 전승으로 마쳤다. 이 결과로 두산의 올 시즌 성적은 38승 3무 49패(승률 0.437)로 올랐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SSG는 막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산과의 2연전에서 ‘외국인 1선발’ 드류 앤더슨과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라는 두 특급 투수를 내세웠다. 그럼에도 2경기 모두 승리는 두산의 몫이었다.

그 중심에 올 시즌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영건 야수들이 있었다. 포문을 연 선수는 김동준이었다. 김동준은 19일 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2호)을 때려내 스코어를 2-0으로 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앤더슨의 152km/h 패스트볼을 거의 쪼개는 수준으로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8.3m가 기록됐다.
그런데 발사각도와 타구 속도가 놀라웠다. 고작 19.3도에 불과한 라인드라이브 타구였다. 그런데도 118m를 비행한 것은 타구 속도 때문이다. 무려 179.5km/h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기록됐다.
‘괴물’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올 시즌 기준 최고 179.5km(111.5mph)의 타구 속도는 중상위권에 속한다. 타구를 50개 이상 날린 253명의 선수 가운데 108위에 해당하는 수준급 기록이다.

군산상고 시절부터 투타 모두 잠재력을 선보인 김동준은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프로에서 타자로 진로를 정해 처음에는 헤매기도 했으나 지난해 교육리그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김동준은 25경기 타율 0.265(68타수 18안타) 2홈런 9타점 OPS 0.693을 기록 중이다. 아직 변화구 대처 능력이 부족해 ‘원석’에 가까우나 다듬으면 김재환을 이을 ‘4번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3cm-100kg의 당당한 체구와 호쾌한 스윙,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 훈훈한 외모의 좌타자라는 점과 투수 경력까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아 ‘코리안 오타니’라는 별명도 붙었다. 물론 아직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의 기량 차이는 하늘과 땅 수준이지만, ‘파워 포텐셜’ 하나는 김동준도 매우 훌륭하다.

이어진 20일 경기에서는 박준순이 일을 냈다. 이날 6번 타자-3루수로 출격한 박준순은 첫 세 타석에서 안타 없이 침묵했으나 9회 초 2사 2루 기회에서 1-1의 균형을 깨는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1라운드 전체 6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올해 두산에 입단한 박준순은 ‘쳔재 유격수’ 김재호의 등번호 52번을 물려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승엽 전 감독 시절에는 제한적인 기회만 받았다.

조성환 대행 체제에서 기회가 왔다. 임종성의 부상이 겹치며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수비에서는 불안감을 남겼으나 타격 페이스는 빠르게 끌어 올렸다.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101타수 31안타) 2홈런 7타점 OPS 0.719를 기록 중이다.
두산은 이들의 활약으로 연승을 달리며 미진하던 ‘화수분 야구’에 다시 싹이 틀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음 상대는 ‘선두’ 한화 이글스다. 더 강해진 적을 상대로도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