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5,000만 달러 고점매수에 이정후팀 '울상'...데버스 영입 후폭풍에 샌프란시스코 타선 '급냉각'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라파엘 데버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선을 강화할 해결사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가 합류한 이후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데버스는 지난 2023년 1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10년 3억 1,350만 달러(약 4,287억 원)에 연장 계약을 해 2033년까지 신분을 보장받았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지난달 해당 계약을 떠안겠다고 나섰다.
즉, 샌프란시스코는 남은 8년 4개월 동안 약 2억 5,0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부담하게 된다. 외형상으론 타선의 핵심 조각을 맞췄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승부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데버스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후 28경기에서 타율 0.208 출루율 0.322 장타율 0.327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단 2개, OPS는 0.649에 불과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반등할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후반기 첫 3연전에서도 12타수 3안타에 그치며 부진을 이어갔고, 팀은 해당 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했다.
올 시즌 초반 보스턴 소속으로 타율 0.272 15홈런 58타점 OPS 0.905를 기록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지금의 데버스는 마치 완전히 다른 선수를 보는 듯하다.

더 큰 문제는 팀 전체 공격력의 붕괴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데버스 합류 이후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완전히 가라앉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레이드 이전까지 샌프란시스코는 41승 31패로 MLB 전체 득점 14위에 위치했지만, 데버스가 합류한 뒤 11승 17패로 주저앉았다.
보통은 데버스처럼 클래스 있는 타자가 합류하면 타선의 길이가 길어지고,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물론 상황은 바뀔 수 있고 실제로 시간이 지나며 다시 좋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트레이드 당시 기대를 모았던 데버스와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이 정도로 동반 침체에 빠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올 시즌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는 결국 데버스의 활약에 달려 있다. 팀의 중심 타선 강화를 위해 거액을 투자해 데려온 선수인 만큼 기대치는 높지만 현재로선 몸 상태가 변수다. 밥 멜빈 감독은 지난 12일 “데버스는 허리 디스크로 인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통증 조절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트레이드 마감 전까지 샌프란시스코가 풀어야 할 숙제는 데버스의 몸 상태는 물론, 그를 품으며 줄어든 자금 여력과 점점 가라앉고 있는 팀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안타 부문 최하위, 타율 14위, 홈런 12위, OPS 13위로 리그 하위권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보스턴은 정반대의 흐름을 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전체에서 안타 1위, 타율 5위, 홈런 5위, OPS 2위에 올라 있다. 데버스를 내보낸 이후 타선의 응집력이 오히려 강화된 모양새다.

현재로선 데버스 트레이드 승자는 단연 보스턴이다. 남은 시즌 데버스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자이언츠는 3,500억 원짜리 ‘실패한 도박’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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