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홈런 치고도 선두 뺏겼다고? 트레이드 시장 ‘뜨거운 감자’ 멀티 홈런 작렬! 몸값 점점 더 올라간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메이저리그(MLB) 트레이드 시장의 ‘뜨거운 감자’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 말 1사 1, 2루 기회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의 5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좌측 담장을 훌쩍 넘는 비거리 425피트(약 129.5m)의 대형 스리런 홈런이 터졌다. 시즌 34호.

한 번 붙은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3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타석에 서서 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369피트(약 112.5m)의 시즌 35호 홈런이었다. 전날(20일) 세인트루이스전에 이어 연속 경기 멀티 홈런을 터뜨리는 진기록도 썼다.
남은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수아레스의 ‘원맨쇼’를 앞세워 애리조나는 5-3으로 이기고 시즌 50승(50패)째를 챙기며 ‘5할 승률’ 라인에 돌아올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수아레스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던 2010년대 중후반부터 ‘거포 3루수’로 명성을 떨친 선수다. 타율은 높지 않고 출루율도 평범하지만, 한 시즌 최소 30개를 기대할 수 있는 홈런으로 단점을 커버한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지난해부터 애리조나에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올 시즌 흐름이 심상치 않다. 98경기 타율 0.257 35홈런 85타점 OPS 0.929로 내셔널리그(NL) 홈런 선두를 달린다. 6월 이후 40경기에서 무려 20개의 홈런을 쳐낼 정도로 페이스를 급격히 끌어 올렸다.
분위기를 잇는다면 본인의 ‘커리어 하이’인 2019시즌의 49홈런을 넘어 50홈런 고지를 밟을 수도 있다. 애리조나 선수가 한 시즌 50홈런을 기록한 사례는 우승을 차지한 2001시즌의 루이스 곤잘레스(57홈런)가 역사상 유일하다.

다만 시즌 끝까지 애리조나에 남을지는 미지수다. 애리조나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올해 계약이 끝나는 ‘고액 연봉자’ 수아레스가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등 여러 팀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와중에 수아레스는 2경기 연속 ‘멀티 홈런’까지 기록했다. 안그래도 올해 트레이드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데 몸값이 점점 뛰는 중이다.

한편, 이날 수아레스의 홈런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의 ‘홈런왕 경쟁’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경기 전까지 수아레스와 오타니는 나란히 33개의 홈런으로 NL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이날 번갈아 가며 홈런을 터뜨렸다.
수아레스가 1회에 먼저 홈런을 터뜨리고 얼마 후 오타니가 응답했다. 오타니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 3회 말에 좌측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수아레스와 함께 시즌 34홈런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수아레스가 3회에 재차 홈런을 치고 오타니는 이후 타석에서 볼넷 하나만 더하는 데 그치며 오늘의 승자는 수아레스가 됐다. 오타니는 홈런을 치고도 선두 자리를 뺏긴 모양새가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