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일 만의 등판인데 ‘151km’ 실화? 돌아오자마자 희망 던진 이의리…영점만 잡히면 무서울 것이 없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1년이 넘는 공백에도 복귀전부터 151km/h의 강속구를 던졌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64개.
1회 시작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좌월 솔로포(6호)를 맞고 바로 실점했다.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으나 2회 1사 후 박건우에게 재차 솔로포(4호)를 내주며 한 점을 더 내줬다.
이의리는 2사 후 김형준과 최정원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으나 김주원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3회부터는 안정을 찾으며 4회까지 몸에 맞는 공 하나만 내주고 NC 타선을 틀어막았다. 5회부터는 성영탁에게 배턴을 넘겼다. KIA는 3-2로 이겼다.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날 KIA는 김선빈과 나성범이 부상 복귀전부터 도합 3안타 1볼넷으로 펄펄 날며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주목받은 건 마운드 위의 이의리였다.
무엇보다도 구속이 인상적이다. 오랜 실전 공백에도 최고 151km/h가 나왔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른 구종도 날카로웠다. 성공적으로 귀환을 알렸다.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의리는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래 꾸준한 활약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다. 3시즌 동안 76경기(75선발) 25승 22패 평균자책점 3.83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좋은 활약 속에 국가대표팀에도 여러 차례 승선했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해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해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외국 타자들을 상대로도 통하는 구위를 자랑했다.
그런데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뒤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KIA의 7년 만의 통합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만 했다.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절치부심한 이의리는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6월 22일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오랜만에 실전을 소화했다. 이후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8⅓이닝 3실점 1자책)으로 호투하고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긴 공백을 깨고 펼친 복귀전인 만큼 완벽하진 않았다. 투구 수 40개가 넘어선 3회부터 구속이 확연히 내려간 모습이 보였다. 물론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와 첫 경기에 나선 만큼 어쩔 수 없다.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개선점’이라고 하긴 애매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다.

가장 큰 ‘지적사항’은 역시 제구다. 원래부터 제구가 좋은 선수는 아니었으나 오랜 공백기 탓인지 이번 등판에서는 커맨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64개의 공 가운데 절반인 32개가 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불완전한 제구 속에서도 이의리는 비교적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바꿔 말하면 영점이 조금만 잡히면 정말 무서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하는 KIA가 이의리의 투구에 큰 기대를 건 이유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