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볼넷·폭투·볼넷·사구·폭투·볼넷' 피안타 없이 3실점 충격...'BB/9 무려 15.32개' 심준석, 美 3년차에 루키…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거' 꿈을 안고 미국 도전에 나선 파이어볼러 유망주 심준석(마이애미 말린스)이 3년 차에도 루키리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제구 불안'이다.
FCL 말린스(마이애미 산하) 소속인 심준석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FCL 카디널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와 경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5사사구(4볼넷 1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양 팀이 2-2로 맞선 5회 말 마운드에 오른 심준석은 선두타자 앤드루 아서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도루까지 허용해 무사 2루에 몰린 심준석은 다음 타자 파울로 아스프리야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포수 제사다 브라운의 포일까지 겹치며 무사 1, 3루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영점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심준석은 결국 폭투로 실점했다. 다니엘 로하스에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를 자초한 그는 얀셀 게레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무사 만루에 몰렸다.
심준석은 야이셀 라모스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2개의 아웃카운트로 점수를 맞바꿨다.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심준석은 폭투로 또 한 명의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냈다.
주자가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 크리스 로페즈를 또다시 볼넷으로 내보낸 심준석은 2사 1루서 파쿤도 벨라스케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팀이 5-9로 패하면서 심준석은 시즌 3패째를 기록했다.

덕수고 시절 최고 160k/h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초고교급 투수로 주목받은 심준석은 2023년 1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섰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2023시즌 루키리그 4경기서 평균자책점 3.38, 피안타율 0.111과 WHIP(이닝당 출루 허용) 0.75를 기록했다. 8이닝 동안 삼진을 13개나 빼앗았고, 볼넷은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순조롭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던 심준석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발목 부상으로 데뷔 시즌 출발이 늦었던 심준석은 흉근, 어깨 등 연이어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팀 내 유망주 순위서 18위까지 올랐던 심준석의 회복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2024년 부상자 명단(IL)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한 심준석은 7월 31일 2대1 트레이드(심준석, 개럿 포레스터↔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를 통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해 10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 참가했으나 6경기 평균자책점 19.80(5이닝 11실점), 5탈삼진 14사사구(볼넷 12개, 몸에 맞는 볼 2개)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지난 가을리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준석은 루키리그 12경기 모두 불펜으로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95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 0.150, 9이닝당 탈삼진(K/9)도 10.95개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 구위는 루키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제구력이다. 심준석은 12⅓이닝 동안 무려 21개의 볼넷을 내줘 9이닝당 볼넷(BB/9)이 15.32개에 달한다. 몸에 맞는 볼(7개)이 피안타(6개)보다 많을 정도며, 스트라이크 비율도 45%에 불과하다.
미국 진출 당시 심준석은 3년 안에 빅리그로 올라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어느덧 3년 차가 됐음에도 여전히 루키리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