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가족이자 집” 쿠에바스답게 웃으며 마지막 인사 남겼다…“어떤 모습으로든 곧 돌아올 거야, 진짜 사랑해”

[SPORTALKOREA] 한휘 기자= “선수나 코치일지, 구단 직원일지, 아니면 관중석의 팬일지도 모르지만, 조만간 한국에 돌아올 거야.”
KT 위즈의 ‘빅게임 피처’로 이름을 날렸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KT는 지난 20일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쿠에바스의 고별식을 진행했다.
전광판을 통해 쿠에바스를 위한 헌정 영상이 상영됐다. 이후 쿠에바스의 활약상이 담긴 기념 액자와 특별 골든 글러브, 꽃다발, 기념 유니폼 액자를 전달했다. 쿠에바스는 팬들에게 인사를 남기고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경기장을 나섰다.

쿠에바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였다. 2019년 KT에 처음 합류한 뒤 도합 7시즌을 활약하며 통산 149경기 872⅓이닝 55승 45패 평균자책점 3.93 탈삼진 704개를 기록했다. KT 구단 역사상 다승, 탈삼진, 이닝 소화 부문에서 모두 고영표에 이어 2위를 마크한다.
첫 2시즌 내리 10승을 달성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2021시즌에는 개인사 문제가 겹쳐 다소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후반기에 돌아와 팀에 헌신했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 단 이틀만 쉬고 선발 등판해 7이닝 99구 8K 무실점으로 호투해 모두의 심금을 울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하며 팀의 통합 우승을 함께한 쿠에바스는 2022시즌 2경기만 뛰고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원을 떠났다. 하지만 이듬해 보 슐서가 부진 끝에 방출되면서 1년 만에 KT로 돌아왔다. 이후 12승 무패로 승률왕을 차지하며 타이틀을 추가했다.
지난해에는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 와중에도 마운드를 지키며 31경기 173⅓이닝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분전했다. 쿠에바스가 무너지지 않고 버텼기에 KT도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때문인지 올해 한계를 맞았다. 전반기 18경기 98⅓이닝을 던지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결국 KT는 지난 11일 패트릭 머피를 영입하고 쿠에바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웨이버 공시 이후에도 쿠에바스는 며칠간 제주도 등을 여행하며 가족들과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 고별식으로 KT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쿠에바스는 KT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위즈TV’를 통해 마지막으로 인사를 전했다. 쿠에바스는 “KT는 간단히 말해 가족이자, 조금 멀리 있는 집이었다”라며 “팬들과 클럽하우스의 동료들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팬들이 저를 어디서나 행복했던 선수로 기억했으면 좋겠다. 언제나 즐거운 행복한 야구선수이면서도, 경기장에서는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쿠에바스는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한국말로 “진짜 사랑해”라고 전한 뒤 “선수나 코치일지, 구단 직원일지, 아니면 관중석의 팬일지도 모르지만, 조만간 한국에 돌아오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해피 바이러스’답게 쿠에바스는 끝까지 팬들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사진=유튜브 'kt wiz - 위즈TV' 캡처, 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