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추격점’ 만들고도 못 웃은 이정후, ‘오버런’에 아쉬움 삼켰다…‘시즌 최악’ 샌프란시스코 5연패 수렁 빠져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멀티 히트’로 활약하고도 뼈아픈 주루사와 팀의 연패에 웃지 못했다.
이정후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초 첫 타석부터 운이 따랐다. 토론토 선발 투수 호세 베리오스의 2구 패스트볼을 친 것이 좌측으로 높게 떴다. 그런데 좌익수 데이비스 슈나이더가 공중에 뜬 타구를 잃어버리며 공이 바닥에 떨어졌다. 행운의 2루타가 됐다.
이정후는 뒤이은 엘리엇 라모스의 좌전 안타를 틈타 홈을 밟으며 선취 득점을 올렸다. 3회 초 2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 초에는 1사 1, 2루 기회를 맞이했으나 1루수 땅볼로 선행 주자가 아웃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기회를 두 번 놓치지는 않았다. 5-7로 밀리던 6회 초 2사 1, 2루 상황에서 4번째 타석에 선 이정후는 좌완 저스틴 브룰을 상대로 0-2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3구째 휘어져 나가는 스위퍼를 기술적으로 받아 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이정후의 타점이 기록됐다. 1루 주자 앤드루 키즈너도 3루로 향했다. 송구가 3루로 향하는 사이 이정후는 2루로 내달렸다. 깔끔한 슬라이딩과 함께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토론토 벤치에서 챌린지(비디오 판독)를 신청했다. 리플레이를 돌려본 결과 이정후의 몸이 슬라이딩 후 베이스에서 한순간 떨어진 장면이 잡혔다. 아웃으로 판정이 뒤집히며 이닝이 끝났다.
이정후는 9회 초 1사 후 마지막 타석 2-0 카운트에서 야리엘 로드리게스의 3구를 노려 쳤으나 큰 바운드의 2루수 땅볼이 되며 아웃당했다. 34일 만에 ‘리드오프’로 경기에 나선 이정후는 지난 12일 LA 다저스전 이후 9일 만에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49 6홈런 41타점 6도루 OPS 0.716이 됐다.

5~6월 내내 부진에 시달리던 이정후는 이달 들어 올스타전 휴식기 전까지 10경기 타율 0.324(37타수 12안타) 6타점으로 반등하고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에 후반기를 맞아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고, 19일 후반기 첫 경기부터 안타를 쳐냈다.
이후 6타석 연속으로 범타에 그치며 다시금 부진이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오늘 첫 타석에서 행운의 안타를 얻은 것이 계기가 됐는지 간만에 ‘멀티 히트’를 쳐내며 상승세를 알렸다.
그러나 6회에 나온 주루사가 너무 뼈아팠다. 이정후가 아웃당하지 않았다면 1점 차로 추격한 뒤 2사 2, 3루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과감한 진루 자체는 좋은 판단이었으나 슬라이딩 실수로 ‘오버런’을 범한 것은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팀도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이정후는 웃을 수 없었다. 6-8로 진 샌프란시스코는 5연패 수렁에 빠지며 올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썼다. 시즌 성적은 52승 48패(승률 0.520)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 선취점을 내고도 선발 투수 로비 레이가 4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하며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다. 구원 등판한 스펜서 비벤스마저 애디슨 바저에게 투런포(14호)를 맞으며 승기가 넘어갔다.
6회 초에만 4점을 쫓아가 1점 차로 따라붙었으나 이정후의 주루사에 흐름이 끊겼다. 결국 6회 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적시타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