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쪼갰다!’ 홈런더비 준우승 할 만했네…김하성 안타 못 쳐도 괜찮았다, ‘역대 최초 40홈런 페이스’ 03년생 있으니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괴물’들이 넘쳐나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홈런더비 준우승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증명됐다.
탬파베이 레이스 주니오르 카미네로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2사 1, 3루 기회에서 볼티모어 선발 투수 찰리 모튼의 2구째 가운데로 몰린 커브를 제대로 통타했다. 타구가 높게 뜨지 않았음에도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더니 담장 너머 전광판을 때렸다. 시즌 24호 선제 스리런이 터졌다.
실제로 발사각도는 20도에 불과해 홈런 치고 낮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큰 타구가 나온 이유는 어마어마한 타구 속도에 있었다. 무려 시속 114.6마일(약 184.4km)이 기록됐다. 덕분에 비거리는 439피트(약 133.8m)에 달했다.

3회 말 안타를 추가한 카미네로는 6회 말 4번째 타석에서 다시 대포를 가동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완 그랜트 울프램의 바깥쪽 싱커를 밀어낸 것이 높은 포물선을 그리더니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341피트(약 103.9m)의 시즌 25호 솔로 홈런이었다.
이날만 홈런 두 방을 날린 카미네로의 활약에 힘입어 탬파베이는 11-1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2번째로 호흡을 맞춘 브랜든 라우-김하성 ‘키스톤 콤비’가 도합 7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음에도 카미네로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후반기 시작을 승리로 장식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카미네로는 2003년생의 영건 3루수다. 키 185cm로 엄청 큰 체구가 아님에도 상당한 펀치력을 자랑한다. 올 시즌 9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 25홈런 64타점 OPS 0.813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AL) 홈런 3위, 타점 5위를 달린다.
힘의 비결은 엄청난 배트 스피드다. 스탯캐스트 전문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의 자료에 따르면, 카미네로의 올 시즌 평균 배트 스피드는 무려 시속 77.9마일(약 125.4km)에 달해 MLB 전체에서 2번째로 빠르다.
전체 스윙에서 시속 75마일(약 120.7km) 이상의 ‘빠른 스윙’이 차지하는 비중도 76.2%로 전체 2위다. 심지어 이번 경기 1회에 쳐낸 홈런의 경우 무려 시속 83.4마일(약 134.2km)이라는 경이로운 속도가 기록됐다. 공 느린 KBO리그 좌완 투수의 평균 속구 구속과 맞먹을 정도다.

이러한 힘은 카미네로가 지난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참가하는 원동력이 됐다. MLB.com에 따르면, 카미네로는 홈런더비 참가를 결정하면서 “우승하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릴 것”이라며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팬들이 나를 알게 되고 내 힘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목표대로 됐다. 카미네로는 난적들을 차례차례 격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비록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를 넘지 못해 준우승에 그쳤으나 본인의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카미네로는 후반기 시작부터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더비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현재 페이스대로 시즌을 마치면 산술적으로 40~41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22세 시즌에 40홈런을 기록한 3루수는 MLB 역사상 없다. 카미네로가 어쩌면 새 지평을 열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