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km+KKK’ 대박! 쿠에바스 후계자 구위 심상치 않네…선발 정착 성공하면 KT 가을야구 보인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패배 속에서도 ‘장수 외인’의 후계자로 영입된 선수의 데뷔전은 KT 위즈에 희망을 안겼다.
KT 패트릭 머피는 18일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후반기 첫 홈 경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3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패트릭은 7회 초 배제성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이원석을 6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산뜻하게 등판을 시작했다. 루이스 리베라토를 1루수 땅볼로 잡았고, 문현빈의 날카로운 땅볼은 2루수 김상수가 호수비로 건져냈다. 공 10개 만에 3아웃이 다 찼다.
8회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노시환과 채은성을 연달아 슬라이더를 통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대타 박정현을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재차 삼자범퇴로 이닝을 삭제했다. 9회부터 손동현에게 배턴을 넘기면서 등판을 마무리했다.

인상적인 데뷔전이다.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능수능란히 섞어 던졌다. 투심 최고 구속이 154km/h까지 나왔고, 모든 공이 150km/h를 넘겼다. 바깥으로 크게 휘어지는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 모두 위력적이었다.
KT는 타선의 침묵 속에 0-5로 졌다. 코디 폰세를 상대로 꽁꽁 묶였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패트릭의 강렬한 첫인사는 KT 팬들에게 희망을 남겼다.
패트릭은 7년 차 ‘장수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자로 KT에 입단했다. 지난 11일 계약서에 서명한 뒤 빠르게 적응하며 경기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팀 훈련에서 불펜 피칭까지 소화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7일 “당장 등판도 가능하다”라며 패트릭의 몸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영상으로 볼 때는 공도 빠르고, 제구도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존에 잘 걸릴 것 같더라”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첫 등판부터 빼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23개의 공 가운데 볼이 6개에 그칠 정도로 제구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앞으로의 투구 내용이 더 기대되는 등판이었다.
변수는 선발 적응 여부다. 패트릭이 전문 선발 투수로 나선 것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롱 릴리버 역할을 맡은 것도 2023년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딱 2경기만 선발로 뛰었다.
이 감독도 “3~4번 정도 불펜으로 나서면서 투구 수를 끌어 올리고, 확실하게 선발 투수로 가는 게 좋겠다고 봤다”라며 당분간 패트릭을 불펜으로 쓴 뒤에 천천히 로테이션에 포함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적응에 실패하면 다소 난감해진다. KT는 팔꿈치 부상 여파가 있는 소형준에게 ‘이닝 제한’을 걸었다. 머잖아 불펜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패트릭이 선발로 안착한다는 전제 하에 나온 계획인데, 선발로 불안감을 드러내면 KT의 투수 운용 계획이 꼬여버린다.
아울러 공들이 위력적인 것과 별개로 좌타자 상대에 필요한 체인지업 등 ‘오프스피드 피치’의 부재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구종 부족으로 인한 단순한 투구 패턴은 한국 타자들에게도 ‘먹잇감’이 되기 좋다.
이런 우려를 지워낼 수만 있다면 패트릭은 KT에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쿠에바스의 후계자라는 부담 있는 타이틀을 안고서도 호투를 연일 펼칠 구위를 지녔다. 선발 정착에 성공하면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조커 카드’가 될 법하다.

사진=KT 위즈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