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되니 우승 시즌 ‘철벽 불펜’ 흔적 보이네…‘미들-셋업-마무리’ 깔끔했던 3이닝, 이게 바로 LG가 원하던 운용 체계

[SPORTALKOREA] 한휘 기자= LG 트윈스가 전반기 내내 구축하고자 한 불펜 운용 체계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LG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후반기 첫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 승리로 시즌 49승(2무 38패)째를 거둔 LG는 3위 롯데(47승 3무 40패)와의 격차를 2경기로 벌리며 2위 자리를 지켰다.
타선은 다소 고전했다. 8회까지 안타 6개와 볼넷 4개로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하지만 마운드가 탄탄했다. ‘롯데 킬러’ 손주영을 시작으로 4명의 투수가 단 1점만 내주며 승리를 견인했다.

불펜진이 눈에 띈다. 손주영이 6이닝을 책임지고 내려간 후 이정용이 올라왔다. 안타 하나를 맞았으나 병살타를 유도하며 세 타자로 이닝을 정리했다. 8회는 김진성이 삼자범퇴로 막았다. 유영찬이 9회에 나와 역시 병살타를 섞어 공 12개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선발 투수가 6회까지 던졌을 때의 이상적인 불펜 운용이었다. ‘미들 릴리버’가 7회를, ‘셋업맨’이 8회를 막아 토스하면 마무리 투수가 9회를 정리했다. 3명의 투수가 많지 않은 투구 수로 1이닝씩 칼같이 정리해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사실 이러한 운용은 LG가 전반기 내내 바라 마지않던 모습이다. 사실 선수들 면면만 보면 LG 불펜진은 굉장히 풍족한 편이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자리를 비운 탓에 이상적인 마운드 운용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시즌 전 받은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4년 총액 52억 원이라는 거액을 안긴 장현식도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잘 던지나 싶더니 광배근 부상도 겹쳤다. 복귀 후에도 부상 여파인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영입생인 김강률도 부상 탓에 얼마 나서지 못한 채 전반기를 일찍 마감했다. 지난해에도 얼마 뛰지 못했던 함덕주는 6월 말에야 1군에 돌아올 정도로 긴 공백기를 가졌다. 오랜 기간 침체에 시달리는 정우영도 아직 본 모습을 찾지 못했다.
이런 탓에 LG 불펜진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과부하’에 시달리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4월까지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2.92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그런데 5월 4.12, 6월 5.31로 급격히 성적이 나빠졌다. 사실상 유일하게 ‘정상 가동’된 김진성은 전반기에만 50경기에 나설 정도로 무리했다.

그런데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제 컨디션을 찾기 시작하니 지표가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 상무에서 전역한 이정용이 가세하면서 점점 더 탄탄해지는 중이다. 실제로 전반기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까지 LG의 월간 불펜 평균자책점은 2.51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투수들이 ‘정상 가동’되니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다. 이번 롯데전에서 보인 것처럼 ‘미들맨’ 이정용-‘셋업’ 김진성-‘클로저’ 유영찬 순으로 필승조가 운용될 전망이다.

여기에 장현식과 김영우 등 유사시 필승조 역할을 대신할 선수들도 대기한다. 본래 필승조로 활약했으나 5월 이후로 하향세를 보이던 박명근도 비교적 편한 상황에서 등판할 여유가 생겼다. 좌완이 필요하면 함덕주가 나서고 ‘롱 릴리버’는 이지강이 전담할 수 있다.
이렇게 체계가 잡히고 100% ‘정상 가동’되기만 하면 질과 양 모두 엄지를 세우게 한다. 리그 최고의 불펜진이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2023년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후반기에 선두 한화 이글스를 추격할 동력이 구원 투수들에게서 나올지도 모른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