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3푼 맹타’ 배지환, ‘타율 0.244’ 우타자한테 밀려 승격 실패…팀 내 ‘저평가’ 신호? 올해 MLB 정착 못하면 …

[SPORTALKOREA] 한휘 기자= 어쩌면 메이저리그(MLB) 로스터 재진입 가능성도 있었으나 결과는 ‘불발’이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은 19일(이하 한국시각) 구단이 진행한 로스터 변동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대로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로스터에 잔류해 오늘 열리는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브루어스 산하)와의 후반기 첫 경기를 준비한다.
배지환은 후반기를 앞두고 빅리그 로스터에 다시 등록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테랑 유틸리티맨’ 애덤 프레이저의 이적 때문이었다. 프레이저는 지난 1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됐다.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으나 프레이저는 올 시즌 사실상 ‘주전 2루수’ 역할을 맡았다. 그런 선수가 이적하자 같은 좌타자면서 최근 타격감이 좋던 배지환에게 눈길이 갔다. 반대급부로 영입한 내야수 캠 더베이니도 트리플A로 배속되며 희망이 더욱 꽃피어 올랐다.

피츠버그의 선택은 달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타 내야수 리오버 페게로를 MLB 로스터에 등록하며 배지환의 빅리그 복귀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최근 타격감이 좋았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배지환은 6월 28일 트리플A 로스터에 복귀한 이후 맹타를 휘둘렀다. 이달 들어 월간 타율 0.333(39타수 13안타) 7타점 6도루 OPS 0.839로 빅리그를 향해 전진했다.
2할 중반대 타율에 머물던 올 시즌 트리플A 성적도 37경기 타율 0.288 1홈런 14타점 12도루 OPS 0.759까지 끌어 올렸다. 100타석 이상 소화한 인디애나폴리스 소속 선수 가운데 2번째로 높은 타율이다.

반면 이번에 콜업된 페게로는 트리플A 72경기에서 타율 0.251 5홈런 36타점 OPS 0.685에 그쳤다. 7월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 0.244(41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OPS 0.579로 페이스가 더 나쁘다.
한편으로는 그런 페게로에게 밀릴 만큼 배지환의 팀 내 평가가 상당히 좋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배지환은 2022시즌 빅리그에 데뷔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팀 야수 가운데 ‘으뜸’으로 불렸지만, 이후 2시즌 내리 부진하며 평가가 많이 내려갔다.
배지환의 통산 MLB 성적은 157경기 타율 0.228 2홈런 44타점 35도루 OPS 0.592로 초라하다. 올 시즌도 7경기에서 타율 0.091(11타수 2안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트리플A에서의 맹타가 의미 없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만약 올 시즌도 빅리그 정착에 실패하면 내년부터는 입지가 정말로 위험해진다. MLB 구단은 선수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한 채 자유롭게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있는 ‘마이너리그 옵션’을 선수당 3회 보유한다. 배지환의 옵션은 최근 3년 연속으로 소모되며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40인 로스터에 든 채로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년부터는 구단이 배지환을 마이너로 보내려면 웨이버 공시를 하거나 아예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해야 한다. 안 그래도 좁은 MLB의 문이 더 좁아진다는 뜻이다.
더구나 배지환은 병역 문제도 걸려있는 상태다. 올해 안에 성과를 남기지 못하면 향후 커리어가 크게 흔들린다. 꿈을 포기하고 귀국을 택해야 할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