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무너지면 안된다! '1조 7041억' MVP 트리오, 후반기에는 위용 되찾을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해 LA 다저스의 정규리그 1위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은 오타니 쇼헤이-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으로 이어진 'MVP 트리오'였다.
오타니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리그를 뒤엎었다. 타율 0.310 OPS 1.036을 기록한 것도 모자라 54홈런 59도루로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또 내셔널리그(NL) 역사상 처음으로 지명타자 만장일치 MVP 타이틀을 따냈다.
베츠 역시 만만치 않았다. 손 골절 부상으로 2달여를 결장했으나 타율 0.289 19홈런 75타점 16도루 OPS 0.863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유격수, 2루수, 우익수 등 내외야를 오가며 수비에서도 만만치 않은 공헌도를 나타냈다.
프리먼은 꾸준했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정규시즌에선 타율 0.282 22홈런 89타점 OPS 0.854로 활약한 뒤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연장 10회 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려 다저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0.300 4홈런 12타점을 몰아친 그는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에도 MVP 트리오의 활약을 믿고 지난 겨울 투수 보강에 집중했다.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태너 스캇, 커비 예이츠 등 투수 파트에선 에이스급 선수를 데려온 것에 반해 타선의 경우 마이클 콘포토와 1년 1,700만 달러(약 236억 원), 김혜성과 5년 2,200만 달러(약 305억 원)에 합의한 것에 그쳤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MVP 트리오의 활약이 예상보다 저조하다.

베츠는 초반부터 꼬였다. 원인 모를 장염 증세에 시달린 그는 체중이 10kg 가까이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어 개막전 도쿄 시리즈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타격은 물론 파워가 엄청나게 떨어지며 현재 타율 0.244 11홈런 45타점 OPS 0.696에 그쳤다. 베츠는 데뷔 이후 무려 11시즌 동안 OPS 0.800 이하를 찍어본 적이 없는 선수다.
시즌 초반 타격 선두를 달리며 월드시리즈의 기세를 이어갔던 프리먼은 지난 6월부터 페이스가 뚝 끊겼다. 6월 이후 37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이 타율 0.203 1홈런 11타점 OPS 0.549에 불과하다.
오타니는 다행히 제 몫을 다했다. 이미 32홈런을 터트리며 홈런 부문 NL 선두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투수로도 4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다만 투수 복귀 후 타격 성적이 심상치 않다. 타율이 0.209에 머물렀다.

오타니-베츠-프리먼의 부진이 겹치면서 다저스는 지난 7월 초 7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중심 타선에서 타점을 쓸어 담았던 맥스 먼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까지 부상에 시달리면서 어려움이 더 커졌다. 윌 스미스만이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후반기. 다저스는 이제 '고액 연봉자'들이 활약할 때가 왔다. 지금까지는 앤디 파헤스, 김혜성, 벤 캐스패리어스 등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면 앞으론 MVP 트리오의 활약이 절실하다.
오타니-베츠-프리먼이 시동을 건다면 다저스는 2000년대 이후 MLB 최초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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