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8억’ 야마모토가 ‘X-X-기타-기타’라니, MLB 참 어렵다…‘ERA 2.59’ 호투에도 2달째 ‘파워 랭킹’ 제외

[SPORTALKOREA] 한휘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투수에게도 메이저리그(MLB)라는 최고의 무대 정상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MLB.com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25 MLB 투수 9회차 ‘파워 랭킹’에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9명의 다른 투수들과 함께 ‘번외’로 따로 언급됐다.

2주마다 새롭게 매겨지는 파워 랭킹에서 야마모토는 6월 5일 발표된 6회차 랭킹을 시작으로 어느새 4번 연속으로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사실 야마모토의 올 시즌 성적은 꽤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순위표에서 꾸준히 외면받고 있다는 점에서 새삼 MLB라는 무대의 높은 수준을 실감케 한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즈 시절 퍼시픽리그 MVP와 사와무라 상을 3년 연속으로 동시 석권하며 일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도쿄올림픽 금메달,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 야마모토가 2023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도전을 선언했다. 여러 팀의 관심 끝에 다저스가 무려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518억 원)라는 거액을 선사했다. MLB 역사상 투수 최고액 계약이었다.

큰 기대 속에 치른 첫 시즌은 적응기와 부상 등으로 인해 18경기 90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다소 아쉽게 마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빅리그에 연착륙했음을 증명하듯 19경기 104⅓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2.59라는 호성적을 냈다. 내셔널리그(NL) 올스타로도 뽑혔다.

다만 시기별로 구분하면 기복이 있다. 야마모토는 5월 3일까지 시즌 7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0.90(40이닝 7실점 4자책)으로 호투했다. 덕분에 5월 8일 발표된 4회차 투수 파워 랭킹에서도 3위까지 올랐다. 얼마 후 치러진 사이 영 상 모의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후 12경기에서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3.64로 페이스가 급격히 한풀 꺾인다. 자연스레 파워 랭킹에서도 점점 낮은 자리로 미끄러졌다. 5회차에서 단숨에 10위까지 떨어지더니 6~7회차에서는 아예 이름이 사라졌다. 그나마 8회차부터 2번 연속으로 ‘번외’로 언급되는 중이다.

따지고 보면 야마모토의 객관적 성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번외’ 신세라는 점에서 소위 ‘괴수’들이 득실거리는 MLB의 수준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실제로 야마모토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들은 다들 그럴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단지 몸값이 그냥 센 것도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투수’ 타이틀까지 붙은 탓에 파워 랭킹에 못 든 것이 ‘이변’으로 여겨질 뿐이다. 기대치가 워낙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현재 야마모토는 다저스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다. 올 시즌 다저스 선발진은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었다. 그런 와중에 야마모토 홀로 규정 이닝을 채우며 마운드를 지켰다. NL 승률 1위를 달리는 다저스의 명명백백한 에이스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