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와일드 이스트' 강호 득실거리는 AL 동부, 역대 최초 같은 지구 4팀 포스트시즌 진출 일어날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2000년대 초반까지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두 양대 산맥이 지구 우승을 놓고 격돌했다. 두 팀은 막대한 인기와 돈으로 초호화 선수들을 쓸어 담으며 리그 최고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러한 흐름이 깨졌다. 앤드류 프리드먼(LA 다저스) 단장이 탬파베이 레이스 단장으로 부임한 뒤 양강 구도를 3강 체제로 뒤바꿨다. 당시 탬파베이는 적은 예산으로 인해 스타 플레이어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으나 늘 효율적인 트레이드와 육성으로 지구 우승 혹은 상위권에 위치했다. 여기에 이따금 토론토 블루제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선전을 펼치며 흥미로운 구도를 만들었다.

이번 시즌 AL 동부지구는 그야말로 '혼전', '와일드 와일드 이스트'다. 전반기가 끝난 현재 무려 4개 팀이 5할 승률을 넘겼다.
시즌 초반까진 양키스의 독주 체제였다. 애런 저지의 역대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와 좌완 최고 몸값 맥스 프리드의 활약이 이어지며 '에이스' 게릿 콜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6월 말부터 양키스가 주춤하자, 토론토가 재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토론토는 양키스와의 4연전을 쓸어 담는 것에 모자라 10연승을 내달리며 동부지구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이어 라파엘 데버스 트레이드 직후 잠잠했던 보스턴까지 올라왔다. 보스턴은 전반기가 끝나는 구간을 10연승으로 마쳐 뜨거운 후반기를 기대하게 했다. 최근 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알렉스 브레그먼까지 돌아와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탬파베이는 조용하지만, 꾸준히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를 기록해 지구 4위까지 떨어졌으나 언제든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 게다가 후반기에는 에이스 셰인 맥클라나한이 돌아오고, 김하성 역시 본격적으로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열리는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로 AL은 동부지구 팀들이 모두 올라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토론토가 55승 41패(승률 0.573)로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양키스(53승 43패 승률 0.552)와 보스턴(53승 45패 승률 0.541)이 나란히 와일드카드 1, 2위에 자리했다. 이어 3위 시애틀 매리너스(51승 45패 승률 0.531)와 탬파베이(50승 47패 승률 0.515)의 격차도 고작 1.5 경기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진출팀이 3팀으로 바뀐 지난 2022년 이후 같은 지구 3팀이 모두 와일드카드 티켓을 따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