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말고 또? WBC에서 꿈의 160km ‘불펜 듀오’ 보나…‘ERA 2.01’ 한국계 빅리거, ‘161.7km’ 싱커 쾅…

[SPORTALKOREA] 한휘 기자= 어쩌면 다가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시속 160km를 던지는 불펜 듀오를 구축할지도 모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불펜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출전한 것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감했다.
전반기 성적은 17경기 22⅓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2.01로 준수하다. 볼넷이 10개로 다소 많으나 탈삼진도 23개를 잡아 훌륭한 구위를 드러냈다.

올해까지 빅리그 통산 27경기 출전에 그친 ‘무명’에 가까운 선수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오브라이언은 한국계 혼혈 선수다.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선수 본인의 미들 네임은 한국식 이름인 ‘준영(Chun-Young)’이다.
한국계라는 것은 곧 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도 뛸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023년 대회에서 토미 에드먼(LA 다저스)을 소집한 것을 필두로 한국 혈통의 외국인 선수들을 본격적으로 포섭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오브라이언 역시 잠재적인 소집 후보군에 들었다. 하지만 그간 특별히 주목을 끈 선수는 아니다. 성적 때문이다. 2017년 마이너리그에 입문해 2021년 빅리그에 데뷔했으나 지난해까지 MLB 통산 10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45(10⅓이닝 12실점)에 그쳤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2023년부터 꾸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해 왔다.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에 더욱 필요한 투수가 될 것으로 여겨졌는데, 올해 바로 그 모습이 나온 것이다.

특히 위력적인 것은 구위다. 싱킹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무려 시속 98.2마일(약 158km)이다. 심지어 12일 애틀랜타전에서는 개인 최고 구속인 시속 100.5마일(약 161.7km)의 강속구를 뿌렸다. 한국에서 쉬이 볼 수 없는 공이다.
오브라이언이 대표팀에 합류해 불펜에서 이런 공을 던져준다면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특히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인 김서현(한화 이글스)과 함께 ‘와일드 씽’ 불펜 듀오를 구축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는 가능한 한 오브라이언의 소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현 전강위원장은 지난 3월 8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출장을 떠나 한국인 빅리거와 함께 소집 가능성이 있는 한국계 선수들을 만나고 왔다.
내년에 열릴 대회를 앞두고 미리 태극마크를 달 의향이 있는지 일찌감치 파악하기 시작했다. 에드먼이 선례를 만든 데다 오브라이언 본인이 MLB 수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만큼 전강위가 발탁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건 본인의 의향이다. 2023년 대회 당시 롭 레프스나이더나 미치 화이트처럼 가정사나 구단 상황 등을 이유로 본인 의사와 별개로 불참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오브라이언처럼 MLB 로스터 입지가 불안하면 소집을 고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주목할 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