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실망스러웠다” 혹평, 그렇기에 ‘키 플레이어’는 베츠…“살아날 수만 있다면 어떤 영입보다 영향 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오히려 그렇기에 후반기 LA 다저스의 ‘키 플레이어’로 꼽혔다. 무키 베츠 이야기다.
MLB.com은 17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후반기를 앞둔 30개 구단별 ‘키 플레이어’를 선정했다. 각 구단 담당 기자가 1명씩 선수를 선정하고 이유를 밝혔다.
다저스 담당 기자인 소냐 첸의 선택은 베츠였다. 전반기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베츠인 만큼, 후반기에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올 시즌 베츠는 데뷔 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 베츠는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로 89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244 11홈런 45타점 6도루 OPS 0.696으로 부진했다. 100을 기준점으로 타자의 생산성을 가늠하는 wRC+(조정득점생산력)가 95에 그쳐 평균을 밑돌았다.

베츠는 201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후 11년 동안 시즌 OPS가 0.8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다. 전반기 기준 OPS도 2015년에 기록한 0.792가 가장 낮았다. 그런데 올해는 0.8은 고사하고 0.7도 못 넘겼다.
이런 부진은 올스타 탈락으로도 이어졌다. 베츠는 보스턴 시절이던 2016년 처음 올스타로 선정된 이후 8회 연속으로 ‘별들의 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팬 투표에서 2차 투표 끝에 탈락하더니 선수단 투표에서도 표를 얻지 못했다.

베츠의 부진은 다저스에도 근심거리다. 베츠는 지난해 부상 탓에 데뷔 시즌인 2014년(52경기) 이후 가장 적은 116경기에만 출전하고도 나쁘지 않은 타격 성적으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 베츠가 1년 만에 ‘평균 이하 타자’가 되버린 것이다.
게다가 다저스는 시즌 초 맹타를 휘두르던 프레디 프리먼마저 6월 이후 타율 0.203 1홈런 11타점 OPS 0.549로 부진하다. 대신 타격감을 끌어 올렸던 맥스 먼시는 지난 3일 수비 도중 무릎을 다쳐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운다.

이런 탓에 다저스가 이번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긴급히 야수를 수혈해 올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던 와중이다. 하지만 베츠가 살아난다면 이러한 고민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다.
첸은 “베츠는 올해 다저스 전체 선수 가운데는 물론이고 개인 경력에서도 가장 실망스러운 전반기를 보냈다”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도 “유격수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타격까지 깨어날 수 있다면, 다저스의 어떠한 트레이드 마감 시한 영입보다도 영향이 클 것”이라 평했다.
다저스는 전반기를 58승 39패(승률 0.598)로 마치며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기 막바지에 7경기 17득점이라는 빈공 속에 7연패에 빠지는 등 불안 요소도 노출했다. 베츠가 부활하면 이 정도로 긴 연패는 웬만해선 없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