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즌 331경기 '최다 등판' 마당쇠가 고작 6이닝이라니...'21억 FA' 베테랑 불펜의 부활←롯데 가을야구 열쇠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김태형 감독 부임 2년 차를 맞은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전반기 47승 3무 39패 승률 0.547로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이는 2015년 KBO리그가 10개 구단 체제로 재편된 이후 가장 높은 전반기 순위다. 2012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전반기 TOP3에 이름을 올린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 희망에 부풀어 있다.
후반기 시작을 앞둔 롯데의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다. 팀 타율 1위(0.280)의 공격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ERA) 9위(4.79)로 '방패'가 약하다. 선발(ERA 4.76, 9위)과 불펜(ERA 4.87, 8위) 모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선발진은 조금 더 희망적이다.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알렉 감보아(6승 1패 ERA 2.11)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데이비슨도 6월(3패 ERA 7.71) 부진을 딛고 7월(1승 1패 ERA 3.09)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나균안(7월 ERA 2.84)과 이민석(7월 ERA 0.77) 등 하위 선발도 힘을 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만 살아난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그림이 그려진다.
불펜은 불안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전반기 롯데 불펜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등판 횟수(372회)를 기록했다. 2연투(116회), 3연투(21회), 멀티이닝(80회) 모두 1위다. 올스타 휴식기로 어느 정도 체력을 충전한다고 해도 과부하가 걸린 불펜이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무더운 여름을 넘어 가을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올스타전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마무리 김원중(어깨)과 마당쇠 역할을 해준 김상수(무릎)의 부상 회복 변수도 있다.

결국 제 몫을 해줘야 할 선수가 살아나야 한다. 그 선수는 바로 '롯데 구단 최다 홀드' 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구승민이다.
구승민은 지난 5시즌(2020~2024)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331경기를 소화했다. 해당 기간 소화한 이닝(306이닝)도 리그 4위이자 팀 내 1위다. 그만큼 롯데 불펜에서 구승민은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꾸준히 활약했다.
FA를 앞둔 지난해 구승민은 전반기 30경기 3승 2패 4홀드 ERA 6.67로 크게 부진했다. 다행히도 후반기(36경기 2승 1패 9홀드 ERA 3.23) 반등에 성공했고, 시즌 최종 성적 5승 3패 13홀드 ERA 4.84를 기록했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구승민은 지난해 11월 10일 2+2년 총액 21억 원의 계약을 맺고 롯데에 잔류했다.

FA 계약 첫해 성적은 끔찍하다. 9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ERA 10.50으로 몸값을 전혀 못 했다. 전반기에만 4번이나 2군으로 내려가는 굴욕도 겪었다.
구승민은 지난해 부진 속에서도 66경기 57⅔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무거운 짐을 나눠 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팀이 89경기를 치른 시점에 고작 6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만큼 다른 불펜 투수들의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롯데 구단 역사상 유일한 100홀드 투수이자 KBO리그 역대 홀드 공동 7위(122홀드)의 베테랑 불펜 구승민이 제 모습을 되찾고 후반기 롯데의 상위권 경쟁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