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이라는 시간 함께해...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 향해 있다" 키움 떠나는 '원기 매직' 홍원기 전 감…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다"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는 홍원기 전 감독이 팬들에게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남겼다.
홍 전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키움에서의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나마 마음을 전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2022년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에는 정말 전율이 돌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감독으로서 처음 승리를 거뒀던 날의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공식 발표했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하다. 그리고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난다.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2009년 히어로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홍 전 감독은 2021년 키움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해 5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홍 전 감독은 2년 차였던 2022년 정규시즌 3위를 기록한 뒤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2022년 시즌 종료 후 3년 14억 원의 재계약을 맺은 홍 전 감독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지난 14일 보직 해임이 결정됐다. 지난 2시즌(2023, 2024) 연속 최하위에 머문 키움은 올해도 전반기를 10위로 마치자, 홍 전 감독을 비롯해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모두 해임했다.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키움을 떠나게 된 홍 전 감독은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댓글과 메시지들 하나하나 직접 답변드리진 못했지만 모두 읽었다.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이 정말 큰 힘이 되었다. 깊이 감사드린다. 긴 시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늘 퇴근길을 뚫고 응원하러 와주시던 팬분들, 뛰어와 선물을 건네주시던 분들, 그리고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시던 분들까지 그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다"고 팬들과의 추억도 돌아봤다.
이어 "한 팬분이 직접 만들어 관중석에서 들고 계셨던 ‘원기 매직’이라는 플래카드, 저를 닮았다고 정성껏 만들어주신 캐릭터 키링, 어린 학생 팬들이 감사하다며 건네던 편지들과 선물, 그 외에도 수많은 응원과 따뜻한 마음들이 지금도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런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낼 수 있었다"라며 고마워했다.

홍 전 감독은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한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그날은 한 명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도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고 정들었던 팀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들분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며 글을 끝맺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