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픽은 달랐다’ 커쇼, 단 6구로 홈런더비 챔피언 2명 제압...기립박수 속 마운드 퇴장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올스타전에서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두 명의 홈런 더비 챔피언을 상대로 단 6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커쇼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경기에서 2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는 2025 홈런 더비 챔피언이자 현재 리그 홈런 1위인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였다. 커쇼는 초구 시속 89마일(약 143.2km)짜리 패스트볼을 던졌다. 랄리는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시속 101.9마일(약 164km), 비거리 326피트(약 99.4m)로 빠르게 좌측 담장을 향해 뻗어 나갔다. 그러나 펜스를 넘기지 못했다. 카일 터커가 펜스 앞에서 이 타구를 낚아챘다. 결국 커쇼는 단 1구 만에 랄리를 라인아웃으로 잡아냈다.

후속타자는 2023년 홈런 더비 우승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커쇼는 다시 한번 초구 시속 89마일(약 143.2km) 패스트볼을 뿌렸다. 게레로 주니어는 꼼짝 못 했다.
2구째 커브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볼. 이어진 3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커브에 게레로 주니어가 방망이를 힘껏 돌렸지만 헛스윙이 됐다.
4구째는 다시 한 번 볼이 되며 볼카운트는 2-2가 됐다. 커쇼는 5구째 낮은 코스로 슬라이더를 찔러 넣었고, 게레로 주니어는 그대로 바라보다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커쇼는 단 6개의 공으로 두 명의 홈런 더비 챔피언을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를 찾아 교체를 알렸다. 커쇼가 마운드를 내려가자 로버츠 감독은 물론 양 팀 선수들과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올스타전이 될지도 모를 ‘레전드’의 퇴장에 트루이스트 파크는 뜨거운 찬사로 화답했다.
커쇼는 이번 올스타전에 커미셔너 직권 ‘레전드 픽’으로 합류했다. 이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커리어 후반부에 접어든 커쇼에게 또 한 번 올스타 무대에 오를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에서 18번째 시즌을 맞은 커쇼는 지난 3일 통산 3,000탈삼진을 돌파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20번째로 해당 기록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전반기에는 10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2024시즌 FA 자격을 얻었던 커쇼는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에서 “나는 평생 다저스 선수”라고 말하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지난 2월 다저스와 1년 750만 달러(약 103억 5,0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선발 등판 경기 수를 기준으로 보너스를 포함해 총액은 최대 1,600만 달러(약 220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2025시즌 동안 얼마나 오래, 또 자주 마운드에 오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과연 37세, 메이저리그 18년 차를 맞은 커쇼가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번 계약이 끝난 뒤에도 그가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