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커리어에서 가장 멋진 경험" 라이벌팀 올스타 선수도 찬사 가득, '레전드' 커쇼에 대한 대우는 달랐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올스타전 출전을 고사했으나 다른 선수들은 모두 그의 출전을 바랐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커쇼의 올스타전을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커쇼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당초 커쇼는 올스타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팬 투표에서도 선정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10경기 50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시즌 성적도 4승 1패 평균자책점 3.38로 평범했다.
그러나 커쇼는 지난 7월 임팩트있는 결과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20번째로 200승과 3,000탈삼진을 동시에 올린 선수가 됐다. 선발 투수의 역할이 줄어드는 현재 흐름으로 볼 때 다시는 나오지 않을 기록이라는 평이다.
이에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커쇼를 '레전드 픽'으로 올스타전에 초청했다. 그와 함께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겠다는 의미였다. 다만 커쇼는 처음에는 출전을 꺼렸다. 그는 디 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의 자리를 뺏고 싶지도 않았고,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커쇼는 맨프래드의 제안을 받아들인 뒤 이날 2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를 좌익수 플라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삼진으로 잡은 그는 기립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커쇼의 공을 넘겨받은 투수는 다저스의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불펜 투수 제이슨 애덤이었다. 애덤은 라이언 오헌(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애덤은 "커쇼 다음으로 올스타에 등판한 건 내 커리어에서 가장 멋진 경험 중 하나였다"라며 "커쇼가 저를 위해 주자를 아무도 남겨두지 않은 것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커쇼를 "최고의 선수"라고 칭하며 "야구를 위해 우리와 함께하고 이끄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커쇼에 앞서 NL 선발 투수로 등판한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커쇼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그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도 정말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커쇼는 종전부터 비시즌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로 봉사를 하러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 후 커쇼는 "올스타전은 때때로 선수들에게 힘들 수 있다"라며 "이동 거리도 길고 스트레스, 가족, 모든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스포츠 중 최고의 올스타전을 열고 있고, 이는 최고의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므로 "이 자리에 참석해 스포츠(야구)에 대한 책임감을 깨닫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해 모든 야구팬, 관계자들에게 감동을 남기고 올스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