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선수는 올라간다' 타격 반등 이룬 구자욱, 후반기엔 팀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은 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13도루 OPS 1.044를 기록하며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만 없었더라면 지난 2024시즌 KBO MVP의 주인공은 그의 몫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구자욱과 함께 팀 역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15시즌 이후 무려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1승 4패로 KIA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오랜만의 가을야구, 그리고 결승 진출에 많은 삼성팬은 기쁨과 희망을 동시에 얻었다.
다만 구자욱의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에 출전해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던 그는 도루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도중 일본을 방문해 빠른 회복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결국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부상의 여파일까? 구자욱은 이번 시즌 지난 5월까지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6월 초 타율 0.242 OPS 0.764에 그치며 한때 6번 타순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구자욱은 쉽게 무너질 선수가 아니었다. 6월부터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월간 타율 0.329 3홈런 16타점 OPS 0.889를 기록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그는 7월에는 무려 타율 0.486 OPS 1.102를 찍고 있다. 지난해 좋았던 시점의 컨디션을 되찾은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본인의 개인 성적이 살아나니 팀 성적이 말썽이었기 때문이다. 6월에는 9승 13패, 4승 5패를 기록해 시즌 성적(43승 1무 44패 승률 0.494)이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리그 순위 역시 8위로 가을 야구에 나서지 못하는 위치다.

최근 삼성은 수비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팀 분위기를 잡아줘야 할 '리더'는 구자욱이다. 개인의 공격력이 살아난 만큼 이제 팀의 조직력도 챙겨야 한다. 절정을 맞이했던 지난해처럼 말이다.
사진=뉴스1,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