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불펜 최대어’ 예약은 했는데…‘ERA 4.08’ 불안불안한 홀드 1위, 조상우를 바라보는 KIA의 복잡한 시선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 시즌을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 조상우를 KIA 타이거즈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조상우는 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전반기 최종전에 등판해 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 홀드를 기록하면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조상우는 2024년 12월 19일 오랜 기간 몸담은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KIA에 합류했다. 지명권 2장에 현금까지 얹어 사실상 KIA가 키움에서 조상우를 구매해 왔다.
그만큼 KIA는 불펜 보강이 필요했다. 지난해에도 선발진과 타선 대비 불펜은 불안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런데 장현식마저 FA로 LG 트윈스에 합류하며 구멍이 커졌다. 조상우가 대안으로 낙점됐다.
현재까지의 성과는 미묘하다. 24홀드로 리그 홀드 1위를 달린다. 리드를 뺏기지 않고 지켜낼 확률인 ‘수성률’도 92.3%로 10홀드 이상 기록한 모든 선수 중 7번째로 높다. 이러나저러나 구원 투수의 제1 덕목인 ‘지키기’는 해내고 있다.
그런데 세부 지표가 썩 좋지 않다. 평균자책점부터 4.08로 높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는 1.59에 달해 빈말로도 좋다고 평할 수 없다. 39⅔이닝 동안 볼넷을 24개나 내준 것이 문제다. 피출루율이 0.372에 달한다.

그럼에도 현재 KIA 불펜진에 꼭 필요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조상우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전상현 한 명뿐이다. 성영탁이 1군에 빠르게 정착하긴 했으나 필승조로서의 기량에는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실제로 올 시즌 KIA 불펜진에서 10회 이상 연투를 한 선수는 조상우와 전상현, 최지민의 반등 전까지 사실상 유일한 좌완 계투였던 이준영, 그리고 마무리 정해영까지 4명이 다다. 조상우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문제는 올 시즌을 마친 다음이다. 조상우는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후 FA로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 가운데 사실상 ‘불펜 최대어’나 다름없는 입지다. 그나마 이영하(두산 베어스)의 페이스가 좋은 편이나 조상우의 무게감에 미치지는 못한다.

KIA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당장 불펜 자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불펜으로 쓰는 이호민이나 성영탁과 같은 선수들도 언제 선발로 다시 도전할지 모른다. 유망주들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검증된 불펜이 필요하다.
더구나 KIA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남아있긴 하나 만에 하나 우승에 실패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만일의 사태도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조상우에 거금을 쓰기엔 불안감도 적지 않다. 사회복무요원 복무로 공백기를 가진 후 조상우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데뷔 후 가장 낮은 145~146km/h까지 떨어졌다. 나이가 들면 구속이 더 떨어질 위험도 있다.
그런 와중에 올 시즌 이미 높은 출루 허용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거액을 투자했다가 ‘먹튀’가 되면 타격이 크다.
KIA의 시선은 복잡하다. 분명 팀에 필요하긴 하나 거액을 투자하자니 부담이 크다. 남은 시즌 확실하게 잘 던져서 선택의 폭을 좁혀주길 바랄지도 모른다. 조상우의 공 끝에 많은 것이 달렸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