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가 MVP에게...“오타니는 MLB를 대표하는 인물” 극찬 쏟아낸 저지, 진심 어린 찬사 속 ‘가을 설욕’ 다짐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동료이자 라이벌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면서도 지난해 월드시리즈 패배에 대한 복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저지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방송 ‘더 팻 맥아피 쇼’에 출연해 진행자가 “오타니와 뒤에서 싸운 적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그(오타니)는 훌륭한 사람이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멋진 인물이다. 하지만 우리도 반드시 설욕할 거다. 언젠가는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지는 같은 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오타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타니의 활약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기록한 '50홈런–50도루' 달성을 꼽았다.
“오타니가 해낸 건 정말 특별한 일이다. (로날드) 아쿠냐가 그 전해에 ‘40홈런–70도루’를 했을 때도 굉장하다고 생각했고 아무도 그걸 넘어설 순 없을 거라 봤다. 그런데 오타니가 50–50을 해냈다. 그런 파워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췄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현재 저지는 타율(0.355)과 OPS(1.195)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홈런(35개)과 타점(81개)에서도 각각 2위에 올라 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7.4를 기록하며 이 부문 역시 전체 1위를 질주 중이다. 고의사구 수에서도 저지(24개)가 오타니(11개)보다 앞선다. 이 같은 활약에 저지는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반면 오타니는 주요 타격 지표에서 다소 저지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득점 부문에서는 리그 선두(91득점)에 올라 있지만 그 외 타율, OPS, 홈런, 타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는 저지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만 놓고 보면 타격 능력에서는 저지가 오타니보다 뛰어나고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선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도류’ 오타니의 투수 복귀까지 감안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달 17일부터 투수로서 복귀전을 치른 오타니는 현재까지 5경기 9이닝 동안 자책점 단 1점만 허용하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투수 실전 복귀를 준비하기 전까지의 ‘타자’ 성적만 보면 타율 0.295, 18홈런, OPS 1.025로 뛰어난 생산력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저지와 비교하면 홈런 수는 동률이며, 3루타는 오타니가 4개로 저지(2개)보다 많았다.

결국 두 선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저지는 압도적인 타격 지표와 꾸준한 생산력으로 전통적인 MVP 가치에 부합하는 선수다. 반면 오타니는 투타 겸업이라는 유일무이한 존재감으로 그 자체가 이미 한 팀의 전력이다.
가장 뜨거운 두 선수, 가장 화려한 두 팀. 그리고 그 중심에 서로를 ‘라이벌이자 친구’로 인정하는 저지와 오타니가 있다.
이들의 경쟁은 단순한 기록 싸움을 넘어 야구라는 스포츠의 깊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