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어디까지 왔니? MLB 도전 나선 한국 유망주들, 전반기엔 대부분 ’고전‘…후반기에 살아날 수 있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큰 꿈을 안고 고교 졸업 직후 미국 무대에 노크한 한국 유망주들은 올해 대부분 고생스런 전반기를 보냈다.
지난 14일 경기를 끝으로 각급 마이너리그 정규시즌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며칠 간의 휴식기를 거쳐 19일부터 다시 시즌이 재개된다.
많은 수의 한국인 선수가 올해 마이너리그 무대를 누볐다. 그중 대다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 시즌 대다수는 힘겨운 전반기를 보냈다.

그나마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장현석이다. 2023년 당시 ‘초고교급’ 선수로 불린 장현석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강속구를 뿌리며 주목받았다. 이어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며 차세대 ‘코리안 특급’으로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 LA 다저스 산하 싱글A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에서 11경기에 등판해 35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볼넷이 28개로 많긴 해도 47개의 삼진을 솎아낼 만큼 구위는 확실하다.
장현석은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하는 각 구단 유망주 순위에서 다저스 내 14위에 올랐다. 한국인 선수 가운데는 최고 순위다. 다만 지난 4일 부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서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직행’한 선수 가운데 팀 내 유망주 순위 30위 안에 든 선수는 장현석 외에는 엄형찬이 유일하다. 엄형찬은 202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를 밟은 뒤 3시즌째 마이너에서 담금질하고 있다.
올 시즌 타격 성적이 좋진 않다. 싱글A 컬럼비아 파이어플라이스에서 32경기에 나와 타율 0.200 2홈런 10타점 OPS 0.596에 그친다. 중간에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래도 팀 내 유망주 순위 29위에 자리했다. MLB 파이프라인은 “빅리그 백업 포수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을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들 외에는 유망주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특히 2024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 내 순위에서 9위까지 오른 조원빈의 부진이 뼈아프다. 조원빈은 지난해 하이싱글A 피오리아 치프스에서 OPS 0.612로 부진하며 평가가 많이 내려갔다.
올 시즌도 56경기에서 타율 0.225 OPS 0.615로 침체에 빠졌다. 홈런은 하나도 쳐내지 못하며 부침이 길어지고 있다.


장현석 이전에 이미 ‘초고교급’ 평가를 들었던 심준석도 어려움을 겪는다. 잦은 부상 탓에 지난 2년간 13이닝 투구에 그친 심준석은 올해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루키 리그 FCL 말린스에서 투구를 재개했다. 그러나 11경기 2패 평균자책점 9.53으로 부진하다. 11⅓이닝 동안 삼진 14개를 잡았으나 볼넷도 17개에 달한다.
‘맏형’ 격인 최현일은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적했으나 여전히 빅리그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트리플A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12(8⅓이닝 14실점)로 부진했던 것이 치명적이다. 더블A 해리스버그 세네터스에서는 14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분전하고 있으나 트리플A 승격부터 해야 한다.
이 외에 이찬솔(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마이너)은 부상 탓에 올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중이다. 이미 MLB 데뷔에 성공한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도 올해는 MLB에서 단 11타석만 소화하고 마이너를 전전하고 있다. 여러모로 가혹한 2025년 전반기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