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2세 야구’가 대세? MLB 드래프트 ‘전체 1픽’ 석권…‘2022년 이후 최다’ 3명 이름 불렸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에 돌고 돌아 ‘2세 야구’의 바람이 다시 부는 걸까.
14~15일(이하 한국시각) 이틀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025 MLB 신인 드래프트 행사가 진행됐다. 20라운드까지 총 615명의 이름이 드래프트 현장에서 호명됐다.
한국과 미국을 막론하고 드래프트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요소가 바로 프로 입문에 도전하는 ‘2세 선수’들이다. 이른바 ‘빅리거의 아들들’은 더 큰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현재 MLB에서 코칭스태프로 재직 중인 인물의 자식들 역시 많은 관심을 받는다.
물론 드래프트 결과는 희비가 엇갈린다. ‘2세 선수’들이 상위 순번에 대거 포진하는가 하면, 대다수가 외면받으며 아래 라운드로 밀려나기도 한다. 올해는 전자였다. 1라운드에만 MLB 전직 선수나 현직 코칭스태프의 아들 3명이 호명됐다.


당장 ‘전체 1순위’부터 2세 선수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은 포트콥브락스턴 고교의 우투양타 유격수 일라이 윌리츠는 과거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외야수 레지 윌리츠의 아들이다.
레지 윌리츠는 2006년 데뷔해 6시즌 동안 414경기 타율 0.258 218안타 58타점 40도루 OPS 0.658을 기록한 스위치 히터 선수였다. 2007년 136경기에서 타율 0.293 34타점 27도루 OPS 0.735로 활약했지만, 이후 백업 신세를 전전하다가 커리어를 마감했다.
큰 족적은 못 남겼으나 ‘꿈의 무대’라는 MLB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남은 선수였다. 그런데 그의 아들이 온갖 ‘괴물 유망주’들의 틈바구니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됐으니 ‘가문의 영광’을 재현할 기회다.


전체 1순위로 빅리거의 2세 선수가 지명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MLB에서 15시즌 간 통산 2,096안타 316홈런을 남긴 강타자 맷 홀리데이의 아들 잭슨 홀리데이(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가장 먼저 지명받았다.
공교롭게도 ‘홀리데이 패밀리’는 이번에도 상위 지명자를 배출했다. 1라운드 4순위로 콜로라도 로키스에 지명된 이선 홀리데이가 그 주인공. 형 잭슨과 마찬가지로 스틸워터 고교를 나온 이선은 올해 ‘전체 1순위’ 후보로도 꼽혔다.
비록 MLB 사상 첫 ‘형제 전체 1순위’ 타이틀은 놓쳤지만, 역대 9번째로 형제가 동시에 1라운드 지명을 받는 기쁨을 안았다. 때마침 콜로라도는 아버지 맷이 데뷔해 전성기를 누린 팀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현역 코칭스태프의 아들로는 전체 32순위로 코로나 고교 유격수 브래디 이블이 지명됐다. 브래디 이블은 현재 LA 다저스의 3루 주루코치를 맡아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진 디노 이블의 아들이다.
1라운드에서 전직 빅리거나 현직 코칭스태프의 가족이 3명이나 뽑힌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2022년은 잭슨 할리데이를 비롯해 무려 4명의 2세 선수가 1라운드에 뽑혀 큰 화제가 됐다.
이어 2023년에는 2명의 2세 선수가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1라운드에서 단 한 명도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친척까지 범위를 넓혀도 MLB에서 15시즌을 뛴 내야수 켄 케미니티의 조카 캠 캐미니티가 전체 24순위로 애틀랜타에 합류한 것이 유일했다.
이런 탓에 소위 ‘2세 야구’가 힘을 잃은 것 아니냐는 말도 잠시 나왔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가족 선수들이 드래프트 상위권에 재차 포진하면서 여전히 ‘유전자의 힘’은 만만찮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