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최고’인데 고작 6위? SSG 발목 잡은 ‘장타 실종’…재차 불거진 ‘타격코치 책임론’, 후반기에는 다른 모습 보…

[SPORTALKOREA] 한휘 기자= 도저히 살아날 줄 모르는 타격감 속에 SSG 랜더스는 아쉬움 남는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SSG는 지난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전반기 최종전을 2-4로 지면서 43승 3무 41패(승률 0.512)로 반환점을 돌았다. 리그 순위는 6위다.
5할 승률을 넘기고도 현재 리그 상황 때문에 6위에 그친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가장 큰 아쉬움은 근래 SSG에서 볼 수 없던 탄탄한 마운드를 갖추고도 이런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

올 시즌 SSG의 팀 평균자책점은 3.49로 선두 한화 이글스(3.42) 다음으로 낮다. 구단 역사를 훑어도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19년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해 리그 1위에 오른 이래 6년 만에 가장 좋은 성과다.
선발진은 부상자가 많아 규정 이닝을 소화한 선수가 드류 앤더슨과 김광현뿐인데도 평균자책점 3.60으로 분투했다. 압도적인 ‘에이스’로 발돋움한 앤더슨은 물론이고 부상에서 돌아온 미치 화이트도 연일 호투했다. ‘대체 선발’들도 나름대로 제 몫은 했다.
불펜에서는 조병현이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로 성장했다. 그 앞을 지키던 노경은의 호투도 여전하다. 거기에 이로운이 새로 필승조로 가세하고, 박시후와 최민준도 추격조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5월까지 흔들리던 김민도 점차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5할 턱걸이’인 이유는 단순하다. 타선이 심각하다. 올해 SSG의 팀 타율과 OPS는 각각 0.244 0.675로 리그에서 2번째로 낮다. 팀 득점(354득점) 역시 9위에 그친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장타 부족이다. SSG는 SK 시절 김용희-트레이 힐만 감독을 거치며 ‘홈런 군단’ 이미지를 확고히 굳혔다. 타자에게 유리한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 거포들을 타선에 대거 배치했다.
그런데 올해 전반기 팀 홈런은 61개로 리그 공동 7위에 그친다. SSG가 전반기 팀 홈런 순위에서 5위 밑으로 처진 것은 2015년(68개) 9위 이후 처음이다. 심지어 당시보다 홈런 개수 자체는 올해가 더 적다. SSG가 전반기에 61개보다 적은 홈런을 친 것은 ‘스몰볼’이 대세였던 2011년(49개)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선수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니다. ‘주포’라고 할 수 있는 한유섬(14→11개)과 최정(21개→11개), 에레디아(9개→4개) 모두 홈런 개수가 줄었다. 최정과 에레디아는 부상을 고려해 1홈런당 경기 수로 비교해도 지표가 나빠졌다.(최정 3.5경기→4.4경기, 에레디아 8.6경기→10.8경기)

야수진이 집단적으로 부진에 빠지니 코치진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올 시즌 타격폼을 교정하고 성적이 급락한 선수들이 많아진 점을 두고 강병식 타격코치의 실책 아니냐는 의견이 팬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짧게나마 ‘센세이션’한 활약을 펼쳤던 박지환은 올 시즌 초 타격폼을 바꾸고 24경기에서 타율 0.143(56타수 8안타)에 그친다. 심지어 에레디아마저 히팅 포인트를 뒤로 늦추는 방식으로 자세를 교정하더니 타율이 급락했다. 비슷한 양상의 하락세가 타선 전체에 보이니 코치를 찾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후반기에 타선이 극적으로 살아나지 않는 한 의심의 눈초리는 점점 커져만 갈 것이다. ‘타자 친화 구장’에 걸맞는 화력이 갖춰져야 SSG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