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이 무서운 '원정 평균자책점 0' 롯데 정철원, 후반기에는 홈에서 반등 가능할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이번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전반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47승 3무 39패(승률 0.547)를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랐다. 황성빈, 윤동희, 고승민, 장두성까지. 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줄부상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밀리지 않았다.
이러한 상승세의 원동력은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정철원, 전민제 덕분이다. 트레이드 당시 롯데가 1라운드 전체 3순위 출신 유망주 김민석을 비롯해 추재현, 최우인을 넘겨줘 손해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이를 180도 뒤바꿨다.

정철원은 이번 시즌 46경기에 출전해 43⅔이닝을 던지며 4승 1패 20홀드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그를 특급 불펜이라고 평가하기엔 어렵다. 그럼에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롯데의 승리를 지킨 부분은 호평을 받을 만하다. 이번 시즌 리드 수성률은 87%로 준수한 편이다.

정철원의 기록에서 또 주목할 부분은 홈과 원정의 극명한 성적 편차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철원은 이번 시즌 홈에서 21이닝을 던져 3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 9.43을 기록했다. 홈에만 오면 긴장감이 커지는 탓인지, 안타, 장타, 볼넷이 모두 증가했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도 2.00에 이른다.
반면 원정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22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무패 11홀드 평균자책점은 '0'이다. 단 한 명의 주자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타 역시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WHIP도 0.71 피안타율도 0.154에 불과하다.
둘의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일각에서는 정철원을 '홈이 아닌 원정에서만 등판시켜야하지 않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롯데로선 필승조 역할을 하는 그의 등판 간격 및 일정을 원정 경기에 맞춰 조절하기 쉽지 않다.
결국 '홈 공포증'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정철원이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후반기, 홈에서도 원정과 같은 성적을 거둔다면 롯데는 8년 만의 가을야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