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전혀 없다" 혹평→ML 재진입 실패 '한때 오타니 라이벌' 日 165km 파이어볼러, NPB 복귀.…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한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꼽혔던 '165km 파이어볼러' 후지나미 신타로가 미국 도전을 마치고 다시 일본 무대로 돌아간다.
일본 '교도통신'은 15일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가 마이너리그 트리플A 타코마 레이니어스(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에서 방출된 후지나미와 입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트루이스트 파크(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홈구장)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후지나미의 대리인인 그는 '협상 중이다. (일본 복귀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사실상 후지나미의 일본 프로야구(NPB) 복귀를 인정한 셈이다.
고교 시절 일본 최고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후지나미는 오타니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NPB 데뷔 첫해부터 3시즌 연속(2013~2015) 두 자릿수 승리(10승-11승-14승)를 기록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후지나미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혹사와 부진, 사생활 논란 등을 겪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반면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일본 무대를 평정한 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과 만장일치 MVP까지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한때 라이벌'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것을 보고 자극을 받은 것일까. 후지나미는 2022년까지 NPB 통산 189경기 57승 5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남기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섰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1년 325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후지나미는 평균 구속이 시속 98.4마일(약 158.4km)에 달하는 불같은 강속구와 평균 시속 92.8마일(약 149.3km)의 날카로운 스플리터를 앞세워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문제는 구속이나 구위가 아닌 제구력이었다. 오클랜드(현 애슬레틱스)에서 34경기 5승 8패 3홀드 평균자책점 8.57, 9이닝당 볼넷(BB/9) 5.47개의 부진한 성적을 남긴 그는 7월 중순 트레이드를 통해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팀을 옮겼다.
새로운 팀에서 후지나미는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적 후 30경기 2승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로 더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BB/9도 4.55개로 크게 줄었고,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02.6마일(약 165.1km)까지 나올 정도로 컨디션이 절정에 달했다. 후지나미는 볼티모어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덕분에 당시 LA 에인절스에서 단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오타니보다 먼저 포스트시즌 무대도 밟았다.

후지나미의 '아메리칸 드림'은 거기까지였다. 메이저리그 첫 해 64경기 7승 8패 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7.18을 기록하고 FA로 풀린 후지나미는 지난해 스프링캠프 시작을 코앞에 두고 뉴욕 메츠와 겨우 1년 계약(335만 달러)에 합의했다. 그는 2024년 트리플A에서 29경기 1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6.68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끝에 단 한 번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자유의 몸이 됐다.

메츠를 떠난 후지나미는 지난겨울 일본 복귀 대신 푸에르토리코 윈터리그서 뛰며 빅리그 재진입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1월 시애틀과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올해 트리플A서 21경기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K/9)이 11.57개에 달할 정도로 구위는 여전했으나 BB/9가 무려 12.54개(18⅔이닝 36볼넷)로 영점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시애틀 현지 매체 '시애틀타임스'는 후지나미를 향해 "야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다. 단순히 커맨드(원하는 곳에 던지는 능력)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컨트롤(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이 전혀 없다"라고 혹평을 날렸다.

결국 지난달 중순 시애틀에서 방출된 후지나미는 약 한 달 만에 일본 복귀를 결정했다. "후지나미가 NPB 복귀를 전제로 지난 13일 긴급 귀국했다"고 전한 '스포니치 아넥스'는 "요코하마는 현재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달았던 등번호 '21'과 명구회(일본 프로야구 스타 선수들의 모임)에 입회한 왕년의 에이스 히라마쓰 마사지가 달았던 등번호 '27'이 비어있다"며 후지나미가 요코하마에서 새롭게 달게 될 등번호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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