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의 불명예!’ 오타니 킬러라더니 ‘팀킬러’였나, 또 무너진 다저스 993억 마무리…‘불쇼’ 이후 첫 굴욕 썼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또 무너진 LA 다저스의 마무리 태너 스캇이 25년 만의 불명예 기록을 새로 쓰고야 말았다.
스캇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했다.
스캇은 2-0으로 앞선 9회 말 경기를 끝내기 위해 출격했다. 그러나 1사 후 맷 채프먼에게 안타를 맞더니 대타 루이스 마토스에게 동점 투런포(5호)를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나마 추가 실점 없이 9회를 막았다. 연장 11회에 다저스가 3점을 뽑으며 5-2로 이겼다. 투구 기록은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 블론세이브. 이겼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스캇은 ‘역적’이 될 뻔했다.

‘좌완 파이어볼러’ 스캇은 지난 시즌까지 마이애미 말린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2024시즌까지 스캇의 통산 성적은 383경기 31승 24패 55세이브 67홀드 평균자책점 3.56이다.
마지막 2시즌만 따로 놓고 보면 146경기 150이닝 18승 11패 3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2.04로 특출나다. 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7,200만 달러(한화 약 993억 원)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불펜도 보강하면서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9타수 1안타로 강했던 점도 고려했다. 이후 마무리 역할을 맡았으나 심각한 기복에 시달리고 있다. 4월까지는 8개의 세이브를 챙기며 선전했으나 5월 들어 월간 평균자책점 7.59(10⅔이닝 10실점 9자책)로 무너졌다.

6월 들어 평균자책점 1.35(13⅓이닝 4실점 2자책)로 호투하며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으나 7월이 되자 다시 망가지고 있다.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9.00(5이닝 5실점) 1세이브(2블론)에 그친다. 피홈런이 3개나 된다.
이날 블론세이브를 추가하며 스캇은 45경기 44이닝 1승 2패 18세이브(7블론) 6홀드 평균자책점 4.09로 전반기를 마쳤다. 블론세이브 숫자가 눈에 띈다. 마무리 투수로 6번, 중간 계투로 1번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다저스 투수가 전반기에만 7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2006년 대니스 바에스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 바에스는 마무리 투수로는 5개의 블론세이브만 저질러 스캇보다 그 수가 적다.

마무리 투수로 전반기에만 블론세이브를 6차례나 범한 것은 박찬호가 LA에 있던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국내 팬들로부터 ‘불쇼’라는 비아냥을 듣던 제프 쇼가 그 주인공이다. 당대의 특급 마무리로 활약하던 쇼는 2000년 들어 노쇠화와 부상이 겹쳐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전반기에 세이브 12개를 올리는 동안 평균자책점 8.00에 블론세이브 7개를 기록했다.
그 ‘불쇼’ 이후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올해 스캇이 기록한 것이다. ‘오타니 킬러’랍시고 1,000억에 가까운 거금을 주고 ‘모셔 온’ 선수가 ‘팀킬러’가 됐으니 다저스 팬들은 미치고 펄떡 뛸 노릇이다. 한 팬은 “(샌디에이고로) 반품 안 되나”라는 날선 반응도 내비쳤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스캇을 기용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핵심 불펜 에반 필립스는 시즌을 접었다. 마이클 코펙도 시즌 종료 직전에야 돌아온다. 그나마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이달 내로 복귀할 전망이나 그럼에도 투수 자원이 부족하다. 스캇이 살아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