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931억 먹튀' 이야기 들었던 트레버 스토리, 보스턴 입단 4년 만에 '돈값 하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돈값을 하는 데 무려 4년이 걸렸다.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레드삭스)가 드디어 빨간 양말을 신고 훨훨 날고 있다.
스토리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말 첫 타석에 선 스토리는 상대 선발 라이언 페피엇의 시속 95.9마일(약 154.3km) 패스트볼을 당겨쳤으나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다만 타구속도 98.8마일(약 159km) 비거리 362피트(약 110.3m)로 잘 맞은 타구였다.
4회 2번째 타석에 들어선 스토리는 2사 후 페피엇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6회 2사 3루에서 그는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1-1로 팽팽한 상황에서 페피엇의 시속 87.7마일(약 141.3km) 체인지업을 결대로 받아쳐 그린 몬스터를 때리는 역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타구속도는 무려 110.1마일(약 177.2km)에 달했다. 이후 스토리는 세다네 라파엘라의 2점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추가했다.
이날 스토리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의 결승점을 잘 지킨 보스턴은 탬파베이를 4-1로 꺾고 10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2016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한 스토리는 당시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 트윈스)와 함께 5대 유격수이자 제2의 트로이 툴로위츠키로 불렸다. 당시 그는 콜로라도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의 영향을 받아 평균 30개 안팎의 홈런포를 가동하기도 했다.

콜로라도에서 6시즌을 보낸 뒤 FA 자격을 얻은 스토리는 잰더 보가츠와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보스턴 레드삭스와 6년 1억 4,000만 달러(약 1,931억 원) 계약을 맺었다. 나이와 성적을 고려하면 적당한 계약이었으나 그의 홈(통산 쿠어스필드 성적 타율 0.303 OPS 0.972)과 원정 성적 편차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보스턴의 장기 계약을 우려했다.
이후 3시즌 보스턴에서 스토리는 최악의 해를 거듭했다. 부상으로 16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것에 더해 타율 0.232 OPS 0.693에 그쳤다. 장기로 꼽혔던 홈런 역시 시즌당 7개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보스턴 팬들은 '최악의 먹튀'라며 스토리의 경기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실패로 끝날 것 같았던 스토리의 계약은 이번 시즌 평가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 5월 성적은 타율 0.158 OPS 0.432에 불과했으나 6월 타율 0.286 5홈런 23타점 OPS 0.827을 기록하더니 7월에는 12경기에서 타율 0.391 OPS 1.091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스토리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57 15홈런 58타점 16도루 OPS 0.715이다. 그동안 못했던 몸값의 청산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지만 활약이 나쁘진 않은 수준이다. 4년 만에 1년치 연봉 값은 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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