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다음은 박동원? 15년 만의 ‘양의지·강민호 시대’ 타파 가능성 보인다…‘미스터 올스타’ 기세 이어 갈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연 14년 동안 이어진 ‘양강시대’를 박동원(LG 트윈스)이 끝낼 수 있을까.
박동원은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나눔 올스타의 6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격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회부터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터뜨린 박동원은 2회 말 좌전 1타점 적시타에 7회 말 단타까지 추가하며 ‘미스터 올스타’의 영예를 안았다. LG 소속 선수로는 2011년 이병규 이후 14년 만이다.
박동원은 전날(11일) 열린 홈런더비에서도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한 끗 차로 준우승을 기록하며 자신의 ‘파워’를 과시했다. 여기에 올스타전 본 경기의 주인공이 되면서 이번 여름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 냈다.

박동원은 6월에 진행된 팬 투표에서 나눔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31만 4,038표를 받았다. 여기에 선수단 투표에서도 352표 가운데 206표를 쓸어 담으며 총점 43.62점으로 여유 있게 ‘베스트12’에 선정됐다.
당연한 결과였다. 박동원은 전반기 KBO리그 최고의 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5홈런 51타점 OPS 0.879로 맹타를 휘둘렀다. 심지어 투수에게 유리한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이런 성과를 남겼다.
전반기 KBO리그 포수 가운데 타율 2위, 홈런 1위, 타점 2위, 볼넷(40개) 1위, 득점(37득점) 1위, OPS 1위 등 대다수 지표가 훌륭했다. 이를 반영하듯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KBO STATS’ 기준 3.12에 달해 리그 전체 야수 가운데 5번째로 높았다.

박동원의 활약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골든글러브 수상과도 연관돼 있다. 현시점에서 박동원은 14년 동안 이어진 ‘양강시대’를 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KBO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2011년부터 강민호(삼성)와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상을 나눠 먹는 구도가 이어져 왔다. 심지어 두 선수 모두 중간에 팀을 옮기고 나이가 30대 후반을 지나는 와중에도 수상을 놓치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 시즌이 절호의 기회였다. 박동원이 ‘커리어 하이’에 근접한 시즌을 보내며 강민호와 경쟁했다. 하지만 투표에서 단 89표(득표율 30.9%)를 받는 데 그쳐 191표(66.3%)를 쓸어 담은 강민호를 넘지 못했다.


올해는 어떨까. 일단 전반기 성적 기준으로 박동원이 ‘유력 후보’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강민호는 전년도 대비 다소 기록이 나빠지며 경쟁 대열에서 살짝 밀려났다. 하지만 양의지가 건재해 수상 가능성은 아직 ‘물음표’다.
양의지는 85경기에서 타율 0.304 13홈런 56타점 OPS 0.873으로 박동원과 비등한 성과를 남겼다. 타율과 타점, 출루율(0.387)은 박동원보다 좋다. 실제로 ‘KBO STATS’ 기준 WAR도 3.06으로 박동원과 고작 0.06 차이다. 결국 후반기를 전부 소화하고 나야 골든글러브의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양강시대’ 이전 마지막 시즌인 2010년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LG에서 나왔다. 당시 기준 KBO 포수 한 시즌 최다 타점, LG 구단 역사상 내국인 한 시즌 최다 타점, 서울 구단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 등을 기록한 조인성 현 두산 코치다.
과연 박동원이 조인성의 계보를 이어 포수 골든글러브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까. ‘미스터 올스타’의 기세를 이어 후반기에도 시원하게 홈런을 쏘아 올린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뉴시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