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실점' KBO 불명예 기록에 눈물 글썽...몰락한 트리플A 탈삼진왕, 마이너 ERA 14.40 굴욕→방출 수모→멕시코서 …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지난해 KBO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 불명예를 남기고 SSG 랜더스를 떠난 로버트 더거가 마이너리그에서도 자존심을 구겼다. 결국 빅리그 복귀에 실패한 그는 멕시코 무대서 재기를 노린다.
멕시코 리그 구단 게레로스 데 오아하카(이하 게레로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집으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며 더거의 입단 소식을 알렸다. 지난 4월 18일 게레로스와 유니폼을 입었던 더거는 3경기에 등판한 뒤 5월 초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야심 차게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다가 실패의 쓴맛을 보고 약 두 달 만에 게레로스에 합류한 더거는 13일 콘스피라도레스 데 케레타로와 경기에 6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1-2 대승에 힘을 보탰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8라운드 전체 537순위로 시애틀 매리너스의 지명을 받은 더거는 2019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 무대 데뷔에 성공했다. 마이애미서 2시즌(2019~2020) 11경기 4패 평균자책점 7.40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긴 그는 친정팀 시애틀로 돌아간 더거는 2021년 12경기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2022년 탬파베이 레이스와 신시내티 레즈를 거치며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한 더거는 결국 메이저리그 4시즌(2019~2022) 동안 27경기(선발 13경기)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7패 평균자책점 7.17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2023년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그는 비록 빅리그 복귀에 실패했지만, '타고투저'로 잘 알려진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서 탈삼진 1위(143개)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그해 시즌 종료 후 더거는 SSG와 총액 9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넜다.

'트리플A 탈삼진왕'으로 많은 기대를 받은 더거는 KBO리그 적응에 완전히 실패했다.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2.71의 끔찍한 성적을 남겼다. 3번째 등판이었던 2024년 4월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이닝 14실점(13자책)을 기록,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 불명예까지 안았다. 당시 더거는 난타를 당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존에 적응하지 못하며 고전한 더거는 부진한 성적뿐만 아니라 조기 강판에 불만을 드러내는 태도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SSG는 단 6경기 만에 더거를 방출하고 드류 앤더슨을 영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2024시즌 KBO리그 1호 방출 외인이 된 더거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복귀를 노렸다. 그러나 트리플A서 20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4.79의 기록만 남기고 팀을 떠나야 했다.
멕시코 리그서 뛰며 기회를 노린 더거는 지난 5월 10일 텍사스와 다시 손을 잡았다. 2년 전 라운드락 익스프레스(텍사스 산하)에서 '트리플A 탈삼진왕'을 차지했던 그는 예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10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14.40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긴 더거는 지난달 29일 방출 수모를 겪었다. 무적 신세가 된 더거는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결국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사진=SSG 렌더스 제공, 게레로스 데 오아하카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