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더블 맹활약' 한일전 선봉장 이현중 "어떤 상황에도 팀이 우선"

[안양=뉴시스] 하근수 기자 = '한국 농구의 미래' 이현중(일라와라 호크스·호주)이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현중은 13일 오후 2시30분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하나은행 초청 2024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2차전에서 19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완성하며 84-69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현중은 "2차전이 더욱 뜻깊은 건, 우리가 강조했던 리바운드 부분에서 모두가 집중해 잘 잡았기 때문"이라며 "덕분에 경기가 쉽게 풀려서 이기지 않았나 싶다"며 기뻐했다.
그는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지만, 사실 어떤 포지션이든 어떻게 플레이하든 팀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어디서 필요로 하든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이현중은 날카로운 외곽포로 존재감을 뽐냈고, 수비 상황에도 적극 가담하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너무 신났다.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선수들도 더 신나지 않았나 싶다"며 웃은 이현중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일본이라 최선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현중은 일본과의 2연전을 통한 소득으로 "팀이 전체적으로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신뢰가 더 쌓였다"며 "나와 (여) 준석이(시애틀대·미국)가 개인 스케줄 때문에 늦게 합류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 코칭스태프들께서 편하게 농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셨다. 우리를 믿어주셔서 기대에 응답하지 않았나 싶다"며 감사를 표했다.
자신을 농구 대표팀 에이스로 봐도 될지 묻는 질문엔 "두 경기 연속 수훈 선수로 선정됐지만, 다른 선수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절대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께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현중은 "(카타르는) 또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펼치는 팀이다. 물론 승리를 거두면 좋겠지만, 우리 단점을 보완하고 캐릭터를 더 확실하게 찾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15명 선수 모두 부상 없이 잘 맞췄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보완점으로는 "아무래도 공격이 조금 단조로운 부분이 없지 않다. 오늘 리바운드적인 부분을 잘 잡았다고는 하지만, 전반에 더 벌릴 기회를 2~3초 집중력을 잃으면서 실점했다. 그런 점 등을 잘 보완해야"한다고 짚었다.
호주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현중은 "훈련하는 게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하루하루 정말 열심히 했다. 나보다 피지컬적으로 더 뛰어난 선수들과 다양하게 부딪히면서 경기하고, 혼자 지내다 보니까 멘탈적으로도 성숙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했듯 한국 선수들이랑 같이 훈련하면서 신뢰가 더 쌓였다. 서로 믿으면서 하다 보니까 마음의 안정이 생겨서 편안하게 경기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호주 무대에 대해서는 "오늘 경기보다 몸싸움이 훨씬 치열한 곳이다. 말 그대로 약한 자는 못 뛰는 리그라고 생각한다. 2년을 뛰면서 많은 걸 습득하고 노하우도 생기면서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퍼뜨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여준석은 "개인적으로 느꼈을 때 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로 (이) 현중이 형을 뽑을 수 있다. 다른 선수들도 현중이 형을 보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팀의 에너지 레벨 역시 현중이 형 덕분에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미국 무대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여준석은 "현중이 형이랑 다른 길을 걸었지만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다. 감독님, 코치진, 선수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또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이전보다 외곽 수비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믹스트존에서 다시 만난 여준석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비적으로 너무 좋았다. 모두 코트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형들이 열심히 해주셨다. 또 다들 각자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현중이 형이나 (이) 정현(소노)이 형처럼 슛 감각이 좋은 형들한테 살려줄 수 있는 플레이를 많이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형들 에너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차전에서 다리에 쥐가 났던 여준석은 "플레잉 타임이 30분 이상 넘어가면 몸이 버틸 수 있을지 없을지가 가장 걱정됐다. 30분 넘게 출전한 게 4년 전이었기 때문이다. 많이 걱정했지만 연습 게임 동안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전 시간을 많이 주셔서 계속 적응해 나갔던 것 같다. 첫 게임에서 쥐가 난 뒤 정신이 든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여준석은 "첫 게임 때 어설픈 실수를 많이 했고 무리도 많이 했다. 이번 경기도 살짝 어설픈 부분이 있었지만, 다음 카타르전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며 각오를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