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KBO 20승+MVP투수' 페디, 4⅔이닝 3실점 강판...ERA 4.83→트레이드 가치 추락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에릭 페디(세이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또 무너졌다. 스스로를 입증하고 동시에 트레이드 가치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였다.
페디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1볼넷 3실점했다.
이번 등판 전까지 페디는 10경기에서 무승 6패 평균자책점(ERA) 5.70을 기록했고, 47⅓이닝 동안 33실점했다. 이 중 6경기에서 3실점 이상을 허용했으며, 삼진 28개·볼넷 24개로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페디는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ERA가 4.79까지 치솟았지다. 그럼에도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여전히 그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지난 11일 미국매체 ‘애슬론스포츠’에 따르면 마몰 감독은 애틀랜타전 선발 등판과 관련해 “단순히 성적만 보고 내린 결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페디의 잔여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구단의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날 ‘마지막 등판’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경기에서 부진이 반복됐다. 1회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안정적으로 출발했으나 곧바로 위기가 시작됐다.
1회 세 번째 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2회엔 마르셀 오수나에게 다시 한 번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이후에도 연속 안타 두 개를 내주며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고, 마이클 해리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3루 주자의 득점까지 허용했다.

페디는 3,4회에는 6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나 5회 초 선두타자 마이클 해리스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닉 앨런의 희생 번트로 해리스는 2루까지 진루했다. 주릭슨 프로파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냈지만, 후속타자 맷 올슨과의 11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결국 마몰 감독의 인내심도 거기까지였다. 페디는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타구 속도 상위 4개는 모두 페디를 상대로 터졌다. 아쿠냐 주니어의 시속 108.7마일(약 175.0km)짜리 홈런을 시작으로, 해리스의 106.5마일(약 171.4km)짜리 안타, 오수나의 106.3마일(약 171.1km) 홈런, 욘더 알바레즈 주니어의 104.7마일(약 168.5km)짜리 안타까지 줄줄이 강한 타구가 쏟아졌다.
페디는 이날 헛스윙을 단 4개밖에 유도하지 못했다. 간신히 4⅔이닝을 버틴 것이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유망주 마이클 맥그리비는 여전히 트리플A에 발이 묶인 채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맥그리비는 메이저리그 통산 8경기(6선발)에서 ERA 3.05, 44⅓이닝 3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스프링캠프에서는 16⅔이닝 동안 ERA 1.08, 12탈삼진으로 빼어난 성적을 남기며 선발 자격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마일스 마이콜라스와 페디 같은 베테랑들에게 계속 선발 자리를 맡기고 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끝까지 페디를 밀어붙인 마몰 감독의 선택은 또 한 번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