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도 흔들렸다! 이정후, 생애 첫 맞대결서 '볼볼볼볼' 스트레이트 볼넷...'선구안 입증'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이정후가 처음으로 상대한 '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이정후는 13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다저스와 홈경기에서 6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직전 경기(12일) 다저스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1삼진으로 맹타를 휘둘렀던 것과 달리, 이날은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기록한 볼넷은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상대 선발은 '이도류' 오타니. 그는 1회부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회 1사에서 엘리엇 라모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패스트볼은 시속 99.9마일(160.8㎞)까지 찍혔다. 이날 최고 구속이었다.

이정후는 2회 첫 타석에서 생애 처음으로 '투수' 오타니와 마주했다. 앞선 두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난 2사 불리한 상황. 이정후는 오타니의 초구 몸쪽 스위퍼를 지켜봤다. 이어 2구째 시속 98.3마일(약 158.2km)로 낮게 떨어진 패스트볼도 손을 대지 않았다.
3구째 커터는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고, 4구째 시속 95.8마일(약 154.2km) 패스트볼 역시 존을 벗어났다. 이정후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날 경기 오타니를 상대로 나온 유일한 볼넷이자, 그의 시즌 두 번째 볼넷이었다. 스트레이트 볼넷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올 시즌 첫 볼넷을 기록했다. 상대 타자는 마이켈 가르시아.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공이 4개 연속 모두 존을 벗어나며 시즌 첫 볼넷이 나왔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4회 말 1사 1, 2루에서 이정후는 바뀐 투수 에밋 시한의 초구를 노려봤지만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팀이 0-2로 뒤진 7회 말 1사에서도 다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말 1사 만루에서 라파엘 데버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끝내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9회 말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이정후는 루킹 삼진, 케이시 슈미트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며 1-2로 패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타선 가운데 오타니를 상대로 출루에 성공한 선수는 이정후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단 둘뿐이었다. 팀 내 네 번째로 많은 볼넷(31개)을 기록 중인 이정후의 정교한 선구안이 다시 한 번 돋보인 순간이었다.
한편,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51에서 0.249로 소폭 하락했다. 6월 한 달간 타율 0.143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이달 들어 타율 0.324를 기록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