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실점이 죽을 죈가’ 이쯤 되면 헛웃음만…‘8G 0승 3패’ 스킨스는 대체 뭘 해야 시즌 5승을 손에 넣을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무실점, 1실점으로도 억울하게 못 이기다가 2실점 하니 바로 패전을 떠안았다. ‘괴물 투수’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 이야기다.
스킨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부터 스킨스는 세 타자를 공 12개로 전부 삼진 처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2회와 3회에도 연달아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호투를 펼쳤다. 4회 초에는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가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선취점도 나왔다.

4회 말부터 조금씩 흔들렸다. 선두타자 바이런 벅스턴을 내야 안타로 내보내더니 1사 후 트레버 라낙에게 역전 투런포(13호)를 맞았다. 2사 후 안타를 더 맞았으나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5회에도 스킨스는 코디 클레멘스와 바이런 벅스턴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6회부터 카멘 머진스키에게 배턴을 넘기며 역할을 마쳤다. 하지만 2실점으로 선전하고도 피츠버그가 1-2로 지면서 스킨스는 패전을 떠안았다.

지독한 불운이다. 이날 경기 결과로 스킨스의 올 시즌 성적은 20경기 121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2.01 131탈삼진이 됐다.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지긴 했어도 여전히 훌륭하다.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4위, 이닝 소화 2위 등 대다수 지표가 최상위권이다.
사이 영 상 수상 가능성도 작지 않다. 6월 진행된 MLB.com 패널들의 모의 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이달 모의 투표에서는 잭 윌러(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급부상 탓에 2위로 밀리긴 했으나 여전히 유력 후보다.
그럼에도 승운은 지독하게 없다. 5월 2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시즌 4승째를 거둔 후 8경기에서 0승 3패에 그친다. 그렇다고 성적이 나쁘지도 않다. 그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7(45⅔이닝 10실점 9자책)에 탈삼진도 54개나 솎아냈다.
끔찍한 득점 지원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이날 등판 결과로 스킨스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2.75점으로 줄어 이 부문 리그 최하위인 팀 동료 미치 켈러(2.71)와의 차이가 더 줄었다.

이러니 팬들 사이에서도 동정하는 반응이 나온다. 한 현지 팬은 SNS를 통해 “이 팀은 스킨스에게 아주 조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무실점 투구를 해도 팀이 이겨주질 못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지막 승리를 따낸 후 8번의 등판에서 스킨스는 무실점 3번, 1실점 2번을 기록하고도 전부 승리를 얻지 못했다. 2실점 이상 기록한 3경기에서는 가차없이 패전을 떠안은 것과 너무나도 비교된다.
한동안 MLB를 대표하는 ‘불운’의 아이콘은 2018년 평균자책점 1.70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고작 10승 9패에 그친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이었다. 그런데 올해 스킨스의 ‘4승 8패’를 보니 차라리 디그롬이 선녀로 보일 지경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