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포스트 오지환’ 이름 제대로 알렸다! MVP 수상한 손용준…베스트 퍼포먼스상은 ‘끼끼’ 박재현

[SPORTALKOREA] 한휘 기자= ‘포스트 오지환’으로 기대받는 젊은 내야수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한 판이었다.
LG 트윈스 내야수 손용준은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에 진행된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북부리그 올스타의 1번 타자-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손용준은 2번째 타석부터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0-1로 밀리던 3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바뀐 투수 김대호(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1사 후 최우혁(두산 베어스)의 타석에서는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손용준의 안타와 도루는 역전의 발판이 됐다. 2사 만루 기회에서 최윤석(SSG 랜더스)이 김준원(NC 다이노스)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북부가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한지윤(한화 이글스)이 2타점 2루타를 더하며 북부가 순식간에 4점을 뽑았다.
손용준은 4회 말 3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이날 북부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6회 초 수비부터는 1루수로 자리를 옮겨 수비를 봤다. 6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북부는 손용준의 활약과 함께 4-2 역전승을 거뒀다. 1회 이창용(삼성)에게 적시타를 맞고 남부에게 선취점을 내줬으나 3회에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4회 초 박헌(KIA 타이거즈)의 내야안타로 남부가 추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남은 이닝을 투수들이 깔끔히 정리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 남부에 5-9로 졌던 북부는 이번 승리로 2년 만에 다시 승전고를 울렸다. 멀티 히트를 달성한 손용준이 경기 MVP로 선정되며 상금 200만 원을 받았다.

손용준은 김해고와 동원과기대를 거쳐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졸업 직후 군 문제를 해결해 ‘대졸 군필’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2군에만 머물렀으나 올 시즌 1군에서도 얼굴을 비췄다. 5월 3일 SSG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안타도 신고하는 등 4경기에서 타율 0.200(10타수 2안타)의 지표를 남겼다.
퓨처스리그에서는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지난해 94경기에서 타율 0.290 1홈런 23타점 8도루 OPS 0.786을 기록했다. 올해는 53경기 타율 0.343 2홈런 20타점 14도루 OPS 0.896으로 한층 더 발전했다. 북부리그 타율 3위, 출루율 2위(0.430)의 호성적이다.

이러한 활약으로 손용준은 잠재적인 오지환의 후계자로도 주목받는다. 그런 가운데 이번 올스타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팬들의 기대를 더 키웠다. 물론 유격수 외에도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기회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역전타를 친 최윤석과 쐐기 2루타를 작렬한 한지윤도 각각 우수타자상과 감투상을 받았다. ‘1이닝 3K’로 위력을 발휘한 남부 선발 투수 강건(KT 위즈)은 우수투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선수들의 ‘퍼포먼스’도 눈에 띄었다. 남부 박재현(KIA)은 본인의 별명 ‘끼끼’에서 유래해 원숭이 분장을 하고 나와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에 맞춰 춤을 추면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손에 넣었다.
북부 이율예(SSG)도 선글라스를 끼고 나와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로 주목을 끌었다. 남부 함수호(삼성)는 이름 ‘수호’에서 유래해 ‘수호천사’ 분장을 했다. 우수투수상을 받은 강건은 삼진을 잡고 소속팀 KT의 ‘아웃송’ 안무를 따라했다.
선배들을 모사한 선수들도 있었다. 남부 이태경(롯데 자이언츠)은 팀 선배 정훈의 유니폼을 입고 나와 특유의 ‘어퍼 스윙’을 재현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북부 양현종(키움 히어로즈)은 동명이인 투수 양현종(KIA)의 별명을 비튼 ‘대타자’라는 문구를 옷에 달고 나왔다. 안경과 선크림 등을 활용해 외견도 최대한 비슷하게 따라 했다.

사진=뉴시스, LG 트윈스 제공, 뉴스1, 키움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