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라운드 지명→신기록→★’ 개천에서 호랑이 났다! ‘대타의 대타’ 올스타전 막차 탄 성영탁, ‘하위 라운더 신화’ 이어 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 시즌 KBO리그에 ‘돌풍’을 몰고 온 성영탁(KIA 타이거즈)의 ‘하위 라운더 신화’가 올스타전까지 이어진다.
KBO는 지난 10일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출전 예정이었던 나눔 올스타 윤영철이 부상으로 인해 성영탁으로 교체됐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입단해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성영탁은 프로 입문 2년 차, 1군 데뷔 1년 차에 ‘별들의 잔치’ 초대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물론 마냥 웃을 수 있는 소식은 아니다. KIA는 당초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출전이 예고됐던 아담 올러가 팔 상태가 다소 좋지 않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제외됐다. 그 자리를 윤영철이 메울 예정이었다.
그런데 윤영철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윤영철은 병원 검진 결과 왼쪽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아 최소 4주간 전열에서 이탈한다. 결국 ‘대타의 대타’로 성영탁이 발탁된 것이다.

그렇다고 성영탁의 올스타 발탁이 가치를 잃지는 않는다. 올 시즌 1군 데뷔 후 선보인 활약을 고려하면 충분히 자격이 있다.
성영탁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6순위라는 낮은 순번으로 KIA의 지명을 받았다. 부산고 시절 성적은 좋았으나 다소 느린 구속이 발목을 잡았다. 성장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으며 순번이 많이 밀렸다.
그런데 예상보다 성장세가 빨랐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3경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05로 10라운더 치고 준수한 첫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도 불펜 투수로 나설 때는 부진했으나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00(12이닝 4실점)으로 선전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7~8km/h 정도로 향상된 것이 주효했다.
육성선수였던 성영탁은 5월 20일 정식선수로 전환됨과 동시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호투를 펼치며 불펜진의 ‘복덩이’가 됐다.

콜업 당일 KT 위즈전 2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성영탁은 17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KIA 구단 역사상 데뷔 후 최장기간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전체로 놓고 봐도 3번째로 긴 대기록이다.
무실점 기록이 깨지고 흔들릴 법했음에도 성영탁은 호투를 이어갔다. 6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는 1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리도 수확했다. 7월 들어 등판한 4경기에서도 도합 5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 막았다.
성영탁의 전반기 최종 성적은 21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1(25⅓이닝 4실점 2자책)이다. 25이닝 이상 던진 모든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불과 2개월 전 ‘육성선수’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활약으로 성영탁은 LG 트윈스 송승기(2021년 2차 9라운드 지명) 등과 함께 올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하위 라운더 신화’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안정된 제구와 ‘배짱’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어 장래 선발 자원으로 정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무리 ‘대타의 대타’라고 해도 이 정도 성적이면 충분히 자격이 있다. 올스타전이라는 기쁨으로 이어진 성영탁의 ‘반전 드라마’가 어떤 스토리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