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나 살아있어!' 악동→리더 변신 마차도, '가난해진' 샌디에이고 포스트시즌 이끈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마차도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말부터 마차도는 펄펄 날았다. 2사 첫 타석에 선 그는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받아쳐 2루타를 터트렸다.
3회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그는 5회 2-2 동점 상황에서 로드리게스의 시속 91마일(약 146.5km) 패스트볼을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6회에는 1루수 플라이로 아웃됐으나 8회 상대 불펜 제이크 우드포드를 상대로, 몸쪽으로 들어오는 시속 92.1마일(약 148.2km) 싱커를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를 기록했다.
마차도의 최종 성적은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샌디에이고는 4-3으로 승리했다.

지난 2010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지명을 받은 마차도는 어린 시절부터 최고의 거포 3루 자원으로 꼽혔다. 2012년 데뷔한 그는 2번째 시즌부터 펄펄 날았다. 무려 51개의 2루타를 기록하며 '2루타 머신'으로 불렸고, 3루 수비 역시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이후 마차도는 지난 2015시즌부턴 파워를 키워 화끈한 장타 본능까지 뽐냈다. 5년 연속 30홈런 고지에 오르는 등 리그 정상급 거포로 거듭났다. 이에 마차도는 지난 2018시즌을 마친 뒤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약 4,125억 원) 계약을 맺었다. 이는 당시 역대 FA 선수 중 가장 큰 금액에 해당하는 계약이었다.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마차도는 팀의 리더로 변신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만년 약팀이었던 샌디에이고를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바꿨다. 그는 "다저스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먼저 차지하겠다"라는 발언을 하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간의 새로운 라이벌리에 불을 지폈다.
지난 2022시즌 마차도는 타율 0.298 32홈런 102타점 OPS 0.898을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두르며 내셔널리그(NL) MVP 투표 2위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팀도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를 꺾고 오랜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노쇠화가 온 듯 마차도의 성적이 떨어졌다. 2시즌 평균 기록이 타율 0.267 OPS 0.790에 그쳤다. 게다가 리그 정상급이었던 수비도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샌디에이고로선 지난 2022시즌을 마친 뒤 체결했던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4,814억 원)의 연장 계약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차도는 아직 꺾일 나이가 아니었다. 잠시 쉬어갈 뿐이었다. 아직 32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부활의 여지가 충분했다. 이번 시즌 타율 0.291 16홈런 54타점 OPS 0.838을 찍으며 종전의 위력을 되찾았다. 또 '천방지축', '악동'으로 불렸던 이전과 달리 성숙해지고 노련해졌다.
마차도의 활약 속에 샌디에이고는 구단주의 파산으로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임에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번 시즌도 50승 43패(승률 0.538)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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