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뭉친 여준석·이현중…"형이 에너지 줬다"·"말 안해도 맞는 사이"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11일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91-77로 대승을 거뒀다.
미래 한국 남자 농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평가받는 여준석과 이현중이 4년 만에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며 한국의 승리를 쌍끌이했다.
이현중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3점포 4방을 포함해 25득점을 올리고 리바운드 6개를 걷어냈다. 스틸도 2개를 해냈다.
한국이 67-65로 근소하게 앞선채 시작한 4쿼터 초반 이현중은 3점포와 골밑슛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추를 한국 쪽으로 기울이는 역할을 했다.
여준석은 18득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3쿼터 막판 접전 상황에서 블록슛과 속공 득점, 3점포를 몰아치며 흐름을 한국 쪽으로 끌어왔다.
경기를 마친 뒤 여준석은 "1쿼터와 3쿼터, 4쿼터에 수비가 더 좋았다. 자신감이 올라가 13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표팀 막내로서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분위기를 살렸어야하는데 급하게 플레이한 것이 아쉬웠다. 다음 경기는 한층 차분하게 하겠다"고 자평했다.
이현중은 "경기 후반 우리가 원하는 농구가 나왔다. 아직 손발을 맞춰가는 단계인데 즐겁게 승리를 거둘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대표팀에 조금 늦게 합류했지만 핑계를 대면 안된다. 그게 농구 선수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여준석과 이현중이 대표팀에서 함께 호흡하는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용산고 재학 중이었던 여준석은 고려대를 거쳐 2022년 미국으로 떠났다. 2021년 당시 데이비슨대 재학 중이던 이현중은 호주, 일본 등 해외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둘의 대표팀 합류 시기가 엇갈려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여준석은 "4년 동안 (이)현중이 형과 내가 다른 경험을 하다가 오랜만에 만났다"면서 "20분 이상 뛰는 경기가 4년 만에 처음이라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긴장이 됐다. 그런데 현중이 형이 옆에서 도와주고, 에너지를 불어넣어줘서 3, 4쿼터도 잘 풀렸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국은 귀화 선수 조시 호킨슨을 앞세운 일본에 리바운드 싸움에서 31-39로 밀렸지만, 외곽포로 높이 열세를 넘었다. 3점슛도 18개를 넣어 13개인 일본에 앞섰다. 이날 한국의 3점슛 성공률은 50%에 달했다.
이현중은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고, 신뢰가 두터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믿고 쐈기에 많은 3점슛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여준석은 "형들이 3점슛을 너무 잘 넣어서 나도 쏴보려고 했는데 (이)정현이 형과 (유)기상이 형의 슛이 말도 안되게 잘 들어가서 형들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팀에 공격력이 좋은 형들이 많다. 3쿼터부터 이를 인지하면서 형들을 살릴 수 있는 플레이를 하려 했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 이현중의 말이다.
이현중은 "(김)종규 형과 (이)승현이 형이 후배들 목소리를 잘 들어주시고, 감독님도 우리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도록 해주신다"며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맞춰가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팀원들과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음달 5~1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대비 중인 대표팀은 13일 일본과, 18일과 20일 카타르와 세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다.
여준석은 "아시아컵 이전에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평가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 평가전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